미국 흑인여성문학은 19세기부터 시작됐다.

초반에는 노예 경험을 폭로하는 자서전 형태가 주를 이뤘다.

이 시기의 대표적 작가인 해리엇 제이콥스는 인종차별과 노예제도뿐 아니라 성적 억압에도 문제를 제기한 최초의 흑인여성작가다.

20세기 흑인 여성문학은 ‘할렘 르네상스’의 물결을 타고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할렘 르네상스는 1920년대 뉴욕의 할렘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흑인 문화운동을 말한다.

당시 미국 사회는 전후의 경제적 풍요와 더불어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사회로 탈바꿈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이에 적응하지 못한 세대들은 개인적 소외감·물질주의에 대한 환멸·기성세대에 대한 불신 등을 강하게 드러냈다.

대신 그들은 흑인들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에서 대안을 찾아보고자 했다.

이 시기의 여성작가로는 제시 파우셋·조라 닐 허스턴·도로시 웨스트 등을 들 수 있다.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더니즘·다문화주의 등 새로운 조류가 출몰하면서 흑인여성문학의 폭도 넓어졌다.

토니 모리슨·앨리스 워커·토니 케이드 밤바라 등이 이 시기의 중심 작가다.

「술라」·「비러비드」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토니 모리슨은 흑인 문화와 미학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모리슨의 퓰리처상(1987)과 노벨상(1993) 수상은 흑인 여성문학이 당당히 미국 문학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앨리스 워커는 모리슨과 달리 정치적 색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다.

「컬러퍼플」로 잘 알려진 워커는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인종과 성차별, 가난의 억압과 이로부터 벗어나려는 젊은 여성들의 대응을 그리고 있다.

토니 케이드 밤바라는 인종적 투쟁의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소설 「수업」은 1960년대 흑인운동의 두 흐름을 주도한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의 운동 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어느 한 편을 옹호하지 않고 여러 방향의 흑인 운동을 제시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비교·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한성대 황혜성 교수(역사문화학 전공)는 “아직도 상당수의 흑인여성작가들이 제대로 된 연구와 평가를 거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흑인일 뿐 아니라 여성이기까지 하다는 2중의 멍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