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이상혁 교수, 세계적 수준의 생명정보학 기술 인정받아

우리 학교 이상혁 교수(분자생명학 전공)팀이 개발한 ‘유전자 변이형 예측 프로그램’인 ‘ECgene’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SC) 게놈정보센터에 정식 등록됐다.

UCSC 게놈정보센터는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유럽 바이오텍정보센터와 함께 무상으로 게놈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3대 게놈정보센터로 꼽힌다.

우리 학교 연구팀의 2년여에 걸친 생물정보학 기술 연구가 ‘세계적 인증’이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생물정보학(바이오인포매틱스)은 컴퓨터를 통한 생물학을 통칭한다.

# mRNA는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배달원 ECgene 분석프로그램이 풀어내는 유전자의 비밀을 따라가보자. 살아있는 세포는 끊임없이 유전 정보를 발현, 단백질을 생산해 신체를 구성하고 생명을 유지한다.

이때 유전 정보는 ‘핵 속의 염색체 DNA → mRNA → 단백질’의 순으로 전달된다.

먼저 세포핵 속의 유전물질인 염색체 DNA는 자신의 염기서열에 담긴 유전정보를 복사해 RNA를 만든다.

RNA는 유전 기능이 있는 엑손(exon)과 유전 기능이 없는 인트론(intron)으로 이뤄진다.

이 상태에서 ‘RNA 짜깁기’ 작업으로 효소의 분리 작용이 일어나면 인트론이 제거된다.

이로써 엑손만으로 구성된 RNA가 형성된다.

이 RNA는 핵 속의 유전정보를 세포질의 단백질 합성장소로 전달하는 배달원(messenger) 역할을 해서 이를 mRNA(messenger RNA)라고 한다.

# ‘조각난 유전자’ EST 퍼즐 맞추기 세포의 기능을 알기 위해서는 이 mRNA의 종류와 기능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mRNA는 구조가 불안정하고 수명이 매우 짧아 연구하기 어렵다.

따라서 안정적인 이중나선 구조인 cDNA(complementary DNA)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DNA → RNA로 진행되는 원래의 생성순서를 인위적으로 뒤집고, 효소를 반응시켜 mRNA로부터 cDNA를 얻어낸다.

이 과정에서 mRNA의 서열 일부가 잘려나가는데 이를 유전자의 ‘일부 염기서열’이라는 의미에서 EST(Expressed Sequence Tag)라고 부른다.

EST는 염기서열 상태가 불완전한 mRNA의 파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원래의 전체 유전자 서열과 각 유전자의 발현 빈도를 밝혀내려면 이들을 조합으로 묶어야 한다.

이 작업은 전세계에서 인체조직을 대상으로 얻어낸 모든 EST 염기서열 정보를 축적한 ‘EST 데이터베이스’ 덕분에 가능하다.

이렇게 EST 분석 데이터를 종합하는 작업, 즉 ‘EST클러스터링(clustering)’을 마친 데이터는 다시 분석과정을 거처 게놈 브라우저를 통해 mRNA과 EST의 모델로 확인할 수 있다.

이상혁 교수팀의 ECgene은 EST 클러스터링 방식을 쓰지만 유전체 지도와 비교해 EST를 엮어내는 방식을 새롭게 고안해 정확성을 더했다.

# 유전자 변이형 쉽게 찾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 ECgene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유전자 변이형(alternative splicing)을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분석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유전자 변이형은 엑손의 조합에 따라 여러개의 염색체가 통째로 추가 또는 삭제되면서 유전자형이 달라지는 것이다.

특정 질병의 발병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다른 형태를 나타내게 된다.

ECgene은 이런 유전자 변이형을 분석해 해당 질병에 대한 ‘맞춤 치료’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상혁 교수는 “기능적 결함이 있는 유전자의 발현·유전자 변이현상과 질병의 연관 관계 연구에 기반이 될 연구 성과”라고 설명했다.

# DNA 칩 개발을 향한 새로운 도전 앞으로 그는 보통 ‘DNA 칩’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어레이’를 연구할 예정이다.

이는 현미경 슬라이드 위에 휴먼게놈프로젝트에서 확인한 3만5천여개의 인간 유전자를 순서대로 배열하는 첨단 기술이다.

이를 이용해 인체 유전자를 분석하면 1시간 안에 질병을 야기하는 유전자의 변이를 알아낼 수 있어 관련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초파리 등 실험 소재로 자주 쓰이는 생물들의 게놈을 분석해 현제 ECgene(http://genome.ewha.ac.kr/ECgene)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사람·실험용 쥐·생쥐의 게놈 분석 결과와 함께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혁 교수는 “ECgene이 생물학 연구자들에게 널리 쓰여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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