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젝은 학자임과 동시에 사회에 참여하는 ‘운동가’이다.

9·11 테러 당시 발빠르게 사건을 분석해서 인터넷에 올렸던 것처럼 정치·사회·대중문화 등 현대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데올로기는 결국 보이지 않는 질서로 존재하면서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실 사회주의와 전체주의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이데올로기 뿐만 아니라 미세한 그물로 현실을 조직하는 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상업영화를 라캉의 개념을 도입해서 풀어내는 것으로 이를 보여준다.

우리가 쉽게 느끼지 못하는 이데올로기의 틈을 잡아내고 현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설명한다.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들을 분석하고, ‘매트릭스’를 통해 영화 속 세계가 가진 한계에 대해 논한다.

? 그는 학문이 삶과 괴리되지 않음을, 사상이 현실을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활동가다.

이것이 내가 지젝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사람들은 학자는 상아탑에 갇혀 현실을 보지 못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젝은 상아탑의 높은 벽을 부수고 두 발을 땅에 붙인 채로 자신의 사상을 펼친다.

개인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것으로 여겨졌던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을 현실 사회와 연결시키고 현실을 개선해나가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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