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재래시장에 가면 심상치 않은 솜씨(?)로 그려진 벽화들을 볼 수 있다.

그 벽화들로 인해 그곳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또 하나의 예술작품어럼 보인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홍대 앞을 자생적 문화공간이라고 인식한다.

이렇게 "홍대 앞" 이라는 특별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은 홍대앞의 인디밴드들도수많은 갤러리의 작가들도 아닌 홍대생 자신들이다.

그리고 홍대앞 문화를 만들어 가는 그들만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거리미술제"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가 주최하고 마포구청의 후원으로 매년 10월 열리는 "거리미술제"는 93년 미대생들이 대중과의 소통로를 마련하고자 스스로 시작한 행사로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올해 거리 미술제는 "새로 시작되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10월5일(목)~8일(일) 홍대앞에서 홍대 전철역까지 이르는 거리전시와 함께 음악과 퍼포먼스 공연, 벽화 그리기, 만화전 등도 함께 진행됐다.

홍대생 뿐만 아니라 타학교 학생들의 작품도 많이 전시되는 등 다양한 작가들의 시도가 이뤄지는 거리제에서는 "예술"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다.

작년에는 "하늘가리개"라는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는데 홍대 앞에서 전철역으로 난 길 전체를 그림 그려진 광목으로 덮어 하늘을 보면 그림을 볼 수 있게 한 작품이다.

거리미술제를 통해 이제 홍대앞 거리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거리미술제의 중심에는 행사 1년전 부터 작품 전시를 기획하고 섭회하는 일부터 미술제 전날 전시까지 핵심적 사업들을 준비하는 일명 "거미단"이고 불리는 거리미술전시회 기획단이 있다.

올해 거리미술제기획단장을 맞은 전창범군(판화.3)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행사인데다가 거리전시라는 제약 때문에 밤에는 취객이 전시물을 수기도 하고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누구에게나 미술전시 문화하면"홍대 앞"이 떠오를 수 있도록 거리 전시문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가는 단순한 대학주변지역이 아니라 학생들의 새로운 생각과 고민을 담고 있는 곳이다.

"우리학교 앞" 문화의 생산적 대안을 찾길 주저하지 않는 이화인이라면 내년 10월에는 홍대 앞 거리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그 거리에선 홍대생들이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대안"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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