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패러다임이 근대에 도입됨에 따라 인간은 문명과 기술을 급진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이에 과학의 이름으로 물리적인 현상에서부터 사회학적 현상까지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규명한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비밀을 벗겨내고 그것들을 통제한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통제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로 인간 자신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세상이 점점 다양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통제할 수 없는 변수는 점점 많아져 인간은 말 그대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인간은 이러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많은 예측술을 개발하게 되었다.

그 중점은 어느 사회에서나, 누구에게나 예로부터 행해진 인류와 가장 가까이에 존재했던 예측기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점이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무속인을 통해 신점을 보는 것으로 이것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 신의 존재에 의해 운명을 엿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동양철학과 역학이라 불리는 역술로 "연월일시"를 통해 사주와 팔자를 풀어내는 것이다.

이 밖에도 타로카드나 별자리점 등 서양의 것도 일반화됐다.

이러한 점은 원래 원시적 상태에서 통치자의 권위를 보장하는 방편으로 이용되곤 했다.

즉 점은 절대적 존재자의 의지에 접근해 들어가기 위해 신탁의 매개자가 취하는 행위였으므로 당연히 그만큼 신비스럽게 수식됐다.

즉 점의 원시적 기원이 그렇기에 점이라는 형식에는 항상 신비스런 색체가 가미된다.

사회과학 역술비판서 [시의 철학]의 번역가 문재곤씨는 "인지가 발달되면서 신탁이 아닌 인간의 논리적 지혜로 사물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까지도 항상 미래의 일은 미지의 대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점이라는 형태는 없어지지 않았다"며 "다만 형식과 논리를 그 속에 융화시켜 정교한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때때로 점은 미신으로 치부돼 논리의 취약성을 비판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택일을 할때 등 중요한 일을 정할 때 많은 사람들이 점을 믿고 도움을 받으려 한다.

과연 왜 사람들은 점을 믿을까? 심리학자 하이더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어떤 현상을 어떤 요인과 인과적으로 결부시켜 이해, 통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원인귀속"이라고 한다.

또한 "당신의 운세, 성격은 이렇습니다"는 등의 단정적인 말을 들으면 무언가 맞는 생각이 드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것을 "특성의 자기귀속"이라고 한다.

이러한 원리들에 의해 사람들은 점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경북대 최광선 교수(심리학 전공)는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으면 그 평가에 일치하는 것 같은 과거의 경험을 기억 속에서 찾아내어 스스로 그 평가를 한다"며 점을 왜 신뢰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김혜성 교수(심리학 전공)는 이는 "자기가 스스로 원하는 소망을 다른 사람의 말 등 외부의 영향을 빌어 미래에 대한 스스로의 자신의 생각을 확신하는 "암시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자라온 환경은 대부분 유사해 과거를 들추다 보면 자연스레 한 두가지 맞추게 되는데 이것을 점술가들이 통계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에게 암시를 거는 것은 통계적으로 볼 때 자아가 강한 사람보다는 약한 사람이, 남성보다 여성이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강서 사주카페 등으로 만연해 있는 "점" 문화에 대해 문재곤시는 "최고의 지성인들의 집합체에서 가장 비논리적이고 허구적인 점이 용납된다는 것은 하나의 병리적 신드로"라고 비판했다.

즉 이것은 자신의 합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행동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무의식적 사회집단병리라고 전했다.

이는 대학생들의 삶이 불안정한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개인적 한계나 사회적 모순에서 느끼는 아노미상태에서 벗어나고자하는 몸짓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미래를 보는 여섯가지 방법], [오늘의 사주학]의 저자 정현근씨는 "점은 자기 스스로의 위치와 주변환경의 의문점을 풀기위한 문화현상의 하나"라며 주역 등은 원리가 심오해 철학적인 자기성찰의 "지적탐구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점으로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있긴 하지만 "지성과 논리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미래는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성과 논리, 합리적으로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은 학문으로 이어져 학술계에서는 60년대 부터 본격적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미래를 연구하는 "미래학"도 나타났다.

미래학은 다시말해 "과거 또는 현재의 데이타에 입각하여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으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추세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일찍이 명말 이래 가장 권위있는 명리학 서적 [삼명통회]의 저자였던 점술의 대가 육오산인조차 "연월일시만을 가지고 다루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고충을 표현한데서도 알 수 있듯이 삶에는 변수가 워낙 많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미래의 불안감을 해소가히 위한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으로 미래의 불안감을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 점술가의 말을 순순히 방들이기 이전에, 자신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주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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