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최선은 최약을 낳는다" 상대를 못 보고 내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은 최선일수록 최악을 낳고 만다는 박해조 시인의 시를 인용하며 "나"를 알고 "상대"를 아는 철학을 하자는 사이트 "동양철학산책"이 열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하면 소크라테스를 비록한 서양 철학자들을 쉽게 떠올린다.

동양철학산책 운영자 이문주씨(성균관대 유학 전공)는 "이것은 농업사회에 형성됐던 동양철학이 산업사회에서 그 틀을 변모치 않아 "동양철학의 상품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판단에 기초한 그는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가는 시기에 정보화 마저 뒤지면 동양철학이 설 자리가 없다는 뜻을 세워 99년 1월 혼자 힘으로 이 사이트를 열었다.

동양철학산책에는 유교철학, 제자백가, 불교철학, 한국철학 등의 철학란을 중심으로 논어 한마디, 유교인물, 유교개념사전 등의 란도 운영되고 있다.

철학란은 주로 운영자가 성균관대에서 강의한 내용을 올리고 있는데 그 중 특히 "한국철학"란은 우리의 눈길을 끈다.

"과연 학국의 사상이란 무엇이며 한국 속에 유학은 무엇인가" 등 한국철학의 기본부터 짚어주는 이 란은 이황과 이이로 대표되는 유학부터 이익과 박지원 등으로 대표되는 실학까지 조선시대 한국 철학역사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서양의 삶을 이해하려 서양철학을 배워야한다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보지만 지금 우리는 자신의 것 조차 잊고 있다.

" 고 우리의 철학 현실을 꼬집는 이문주씨. 그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우리에게 감동을 준 것은 혈육으로 묶여 있기 때문인 것처럼 동양철학은 철학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고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철학"란을 통해 우리 것을 알리려는 의지를 보였다.

동양처학산책은 이문주씨가 철학을 직접 강당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기에 내용적인 측면에서 정확할 뿐더러 학생들이 친근하게 동양철학을 접할 수 있도록 내용을 쉽게 풀어놓았다.

그러나 동양철학산책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사이트는 학생들에게 줄 것은 없고 학생들이 이 사이트에 줄 것은 많다"라고 이문주씨가 전하는 것처럼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자료를 준비하기는 힘들지만 방문자들이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맨투맨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자들이 많은 자료를 요구하고 관심을 가져주면 가져 줄수록 많은 자료들을 캐낼 수 있는 이 사이트는 바로 진흙속에 감춰진 "진주"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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