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분반을 통한 토론식 수업 유도, 다양한 커리큘럼 개발해야

당신의 교양과목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만족한다1%, 만족한다 23%, 보통이다 63%, 만족하지 못한12%... * * 4년간 학교에 다니면서 총수업의 1/3~2/3를 투자함에도 교양수업에 대한 이화인의 만족도는 굉장히 저조하다.

전공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당장 사회에 나가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이 되므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교양수업, 과연 어떤 점에서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인지 알아보자. 교양과목의 취지를 살펴보면 "다양한 사회속에서 전문인력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학제간의 연구강화를 위해 주변과목을 익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 맞춰 13명의 현교수들로 구성된 교양과목위원회는 한학기에 한번씩 공식적인 회의를 열어 2년을 주기로 교양과목을 개편한다.

그 개편은 크게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공통영역 교양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일반영역 교양으로 나뉜다.

먼저 개교 이래 공통영역교양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알아보자. 1950년대 학생들은 공통필수교양으로 일반국어, 일반영어, 제2외국어, 기독교 문학, 문화사개론, 자연과학개론, 철학개론, 일반체육 총 41학점을 이수해야 했다.

그리고 70년대에는 한문, 국민윤리 등의 과목이 더 있어 많게는 학점의 2/3를 공통교양이 차지했다.

그러나 90년대에 이르러 모든 학문의 도구적 기초가 되는 국어와 작문, 세계화 시대에 필수인 영어1, 이화의 건학 이념인 기독교와 세계 총 9학점으로 공통교양이 축소됐다.

이러한 변화는 최소한의 필수교양 3과목을 제외하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보다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타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연대는 말과 삶, 글과 삶, 영어1,2, 기독교의 이해를 성대는 영어, 컴퓨터, 미적분, 언어, 유학 이렇게 학생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교양만을 지정해 놓고 그외엔 학생들의 자율에 맞기는 추세이다.

이에 교무과장 이현혜씨는 "필수교양은 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지금의 필수교양은 이상의 축소도 확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변해온 공통필수 교양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컴퓨터 교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현혜씨는 "21세기 컴퓨터는 필수이지만 필수인만큼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한다"며 "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수업에서 다 담아내기 힘들어 주로 학교 특강을 통해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와같은 필수교양과목 뿐 아니라 일반교양에 대해 문제점들을 많이 지적한다.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은 대형 강의에다 교수들의 수업준비 미비 등으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53.62%), 일반교양 수업의 문제점에 대해 교양과목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관심있는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없다(25.98%)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렇게 학생들은 대형강의로 인해 수업이 산만하고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좋지 않으며 수업 환경도 열악하다는 점을 가장 많이 비판했고, 게다가 몇년째 변함이 없는 교수들의 커리큘럼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교양교육위원회의 정하영 교수(국문학 전공)는 "학교 교양 수업 불만을 강의 평가나 게시판 건의를 통해 받고 있다"며 "학생들의 비판이 없는 한 그 수업에 대해 학교측에서 직접 제재를 가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강의 평가와 같은 형식적인 자료, 게시판의 건의 등 소극적 방법으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담아내기는 힘들다.

학교측은 교양수업의 변화가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 공식적인 조사조차 하고 있지 않다.

학생들에 대한 배려라고는 수강을 원하면 누구든지 받아 몇백명의 학생들이 한 수업을 듣도록 하는 것 뿐이다.

수강하려는 학생이 많다면 그 수업의 분반을 늘리거나 비슷한 과목 개설이 필요한데 그러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물론 학생들의 태도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설문지 조사 결과를 통해 보면 40%정도의 학생들은 과제가 적고 출석 체크가 없는 대형강의 식의 교양수업을 택하고, 공강이 없는 편리한 시간표를 짜기 위한 교양과목을 신청한다고 한다.

심지어 소수 학생들은 교과서를 달달 외워 시험을 치면 되는 편한 과목을 선호한다.

그리고 형식적인 자료이긴 하지만 강의 평가서에 비판을 하지 않아 학교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알기란 어렵다.

게다가 보다 학문적인 내용을 담는 교과목은 어렵다, 재미었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회피해 폐강되기 일쑤다.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교양과목 개편, 항상 개선을 외치면서도 막상 수강 신청시 편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의 태도, 이런 어긋남 속에서 교양과목 문제는 개선 없이 제자리에서맴돌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교무처 차장 정영순 교수(사회복지학 전공)는 "앞으로 교양과목이 특별한 변화는 토론식의 수업의 증가"라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세미나 수업을 진행할 것이며 보통의 교과목도 대형강의 에 의존하기 보다는 몇명의 학생들이 팀을 이뤄 토론하는 형식으로 변화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21세 교양과목 개선을 위해서는 "외국의 경우와 타학교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서 국제화, 정보화, 복지화라는 취지에 발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학교, 외국의 경우를 살펴 보는 것도 좋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선 학생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어떤 수업을 가장 듣고 싶어하는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가 토대를 이뤄야 한다.

또한 학생들은 재미와 당장의 편리함, 그리고 학점만을 고려해 교양과목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교양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자신들의 의견을 학교측에 밝히는 적극성도 요구된다.

이화의 교양수업, 그 개선과 변화는 어느 한명의 몫이 아니다.

학교, 학생, 교수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그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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