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단체협의회 정택토론회 - ‘15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사회의 발전방향’

학술단체협의회는 8월23일(토) 오후2시 ‘15대 대통령선거와 한국사회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정택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15대 대선과 관련, 97년 대선의 사회적 성격·민주적 진보진영의 과제·민중의 정치세력화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우선 ‘한국정치의 현주소와 우리 진영의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중오 교수(계명대 사회학과)는 97년 대선을 3김정치로 대표되는 구시대정치(보수)와 조순·이인제로 대표되는 변화의 대결이라고 규정한다.

이어 이교수는 학력·출신지역·민주화운동과의 관련성·정치경력과 정당배경 등을 중심으로 후보들을 분석한 후 97년 대선은 결국 진보세력인 김대중 대 부수적 주류지배집단인 반김대중의 성격을 지닐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대선의 사회적 성격은 현재 민주노총을 주축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민후보가 추대되건 추대되지 않건 간에 크게 변화될 여지가 없다.

뿐만아니라 97냔 대선에서 이회창, 조순, 이인제로 나타나는 엘리티즘의 승리는 이후 30년 혹은 50년동안 지속될 수 있는 보수권력의 재창출을 의미한다.

때문에 그는 “97년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과제는 천민자본주의의 대리인으로서 성공한 엘리트의 성공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강정구교수(동국대 사회학과)는 DJ정권의 창출이 보수정권 출범에 제동을 걸고, 민족통일 기반조성이나 정권교체 등에서 커다란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나 집권 후 정책집행과정에서 관료층의 강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김민배교수(인하대 법학과)는 “김대중 후보의 선거전략이나 정책 등을 볼 때 김대중 후보의 당선여부와 관계없이 97년 대선은 보수권력 창출의 굳건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이교수의 김대중 지지론을 비판한다.

이어 김대중 지지론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15대 대통령선거와 각 정치세력의 전략 - 우리진영의 선거방침을 중심으로’에서 정영태교수(인하대 정치학과)는 기존 정당의 선거전술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진보진영의 독자적 정치세력의 당위성과 실현과제 등을 제시한다.

정교수는 먼저 조직노동자들을 포함해 일반대중들의 정당지지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기존 정당이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 못함을 반증한다.

더우기 4개 정당의 기본이념이나 정책면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그리고 대기업중심의 경제질서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진보진영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은 절박하다.

이에 대해 정교수는 “기존 정당 중 그 어느 정당도 기층대중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따라서 97년 대선은 진보진영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본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때 진보진영의 대선전략은 단지 득표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반드시 진보진영의 명분을 대중적으로 확산하고, 조직역량과 단결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정해구교수(한신대 정치학과)는 “지난 10년 동안 시도됐던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패요인은 기존의 지역주의적 정치형에서 기인한다”라며 향후 진보적 정치세력의 성장지형을 제시한다.

즉 97년 대선에는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구심점 마련을, 이후 2천년 총선 이전에는 진보진영의 정당 결성 및 개혁적 야당의 진보분파 형성을, 그리고 2천년 총선에서는 진보진영의 제도권정치에로의 진입을 목표로 97년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후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는 진보진영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현재 진보진영의 과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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