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고, 어느덧 종강을 한 달 남겨둔 시점이다. 이번 학기 이화인들의 온라인 강의 경험은 어땠을까. 본지는 본지 패널단인 학보메이트를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48명 중 약 21%(10명)가 온라인 강의 체제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응답자는 50%(24명)였으며, 약 29%(14명)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본지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보메이트의 생각을 들어봤다.

 

온라인 강의의 장점은 무엇이었나요?

김혜빈(커미·20) :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 똑같은 강의를 몇 번이고 돌려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초반에는 모두가 미흡했지만, 점점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적응해 원활한 온라인 강의가 진행돼 만족해요.

류연주(뇌인지·18) : 강의 영상을 저장해둘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았어요. 복습이 훨씬 편하다는 점에서 강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또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김민영(커미·18) :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덕분에 나에게 맞는 생활 습관으로 살기 편해졌거든요.

명수진(국문·18) : 무의미한 통학 시간이 사라지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거나 쉴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학습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요.

 

온라인 강의의 단점은 무엇이었나요?

서하정(국제·18) : 출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잦은 로그인 세션 만료로 결석 처리가 되는 경우가 있었고, 그로 인해 일일이 출석을 확인해야 했어요. 출석 인정 시간이 교수 재량에 따라 달라 일일이 확인하기도 헷갈렸고요. 간혹 교수님들 중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몇 년 전 강의로 재활용하거나 대본 업로드로 대신하시는 분이 있어 수업의 질이 낮아졌다고 생각해요.

안병현(국교·17) : 처음 해보는 제도라 다들 익숙하지 않아 시행착오가 있는 것 같아요. 헷갈리는 것이 많아 종종 사이버캠퍼스(사캠)에 등록된 강의나 과제가 있는지 모르고 있다가 마감이 지나서야 아는 경우가 있어요.

김보경(커미·18) : 시험 일자가 몰려있지 않고 띄엄띄엄 퍼져 있어서 아쉬웠어요. 교수님이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지에 따라 강의 질에 편차도 있었어요. 또 오프라인 강의보다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느꼈어요.

ㄱ(한국음악·18) : 음악대학에서 전공 실기, 합주 수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해요. 실시간 강의를 3회 정도 요구했지만 ‘학장님과 논의해보겠다’는 답변만 있었을 뿐 제대로 된 피드백은 없었어요.

 

만약 2학기도 온라인 개강을 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김채은(중문·20) : 실시간 강의 출석 체크 방법이 달라졌으면 해요. 현재는 이름을 부르는 방식으로 출석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음질이 좋지 않을 때가 있어 채팅이나 사캠을 이용한 출석 체크를 진행하면 좋겠어요.

이어진(심리·20) :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1학년 세미나 과목에서 교수님과의 오프라인 그룹 면담, 오프라인 시험 등으로 학교에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요. 이렇게 되면 지방 거주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돼요. 오프라인 모임을 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병현(국교·17) : 과제 마감 알림이 추가됐으면 좋겠어요. 또 애플리케이션에서 동영상 시청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해요.

박재현 : 과제를 올리는 방식이나 출석 체크 방식, 시험 방식이 통일됐으면 해요. 강의가 올라온 이후 언제까지 들으면 수강한 것으로 인정하는지, 시험은 온·오프라인 중 어떤 방식을 택하는지가 수업마다 동일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학기 온라인 강의로 크게 달라진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박수경(커미·19) : 팀플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학과 특성상 입학했을 때부터 팀플이 넘쳐났어요. 항상 만날 시간과 장소를 고민하는 것이 일상이었죠. 그런데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개인 과제의 비중이 확연히 늘었고, 몇 없는 팀플도 온라인으로 진행됐어요.

김민영(커미·18) : 본가에 거주하게 되면서 집값과 밥값을 아낄 수 있었어요. 매우 만족스러워요.

양지은(유교·18) : 온라인 강의를 통해 영상 회의 기능과 공유 문서 등 비대면 활동을 위한 여러 기능을 새롭게 알게 됐어요. 아침에 여유가 생기기도 했죠.

박재현 : 질문을 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뜸해졌어요. 물론 사캠을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대면 수업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보다 원활하지 않은 것 같아요.

 

실시간 강의와 녹화 강의 중 어떤 것을 선호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수경(커미·19) : 실시간 강의. 실시간 강의는 네트워크 문제 등으로 인해 불안정하지만 바로 소통할 수 있어요. 수업을 들으며 생기는 의문을 수업시간에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가끔 서버가 불안정해 수업이 중단되는데, 이 현상이 완벽히 해결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서하정(국제·18) : 실시간 강의. 수업의 질이 더 좋아요. 특히 토론식 수업의 경우 녹화 강의를 하면 학생들의 집중도와 참여도가 매우 떨어져요. 그런데 실시간 강의는 교수님께 질문하기도 편리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과제 등 정보를 공유하기도 편했어요.

이은빈(경제·19) : 녹화 강의. 실시간 강의의 경우 시간을 맞춰 듣는 것이 부담돼요. 또 방에서 실시간 강의를 듣는 경우 사생활 노출이나 주변 방해가 우려되기도 하고요.

 

이번 학기 온라인 강의를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나요?

류연주(뇌인지·18) : 완벽하게 계획에 맞춘 생활은 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의 게으름을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그 과정에서 조금 더 의지적인 사람으로 성장 중인 것 같아요.

양지은(유교·18) : 스케줄러를 작성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일정이나 과제, 그리고 공지들을 놓치는 부분 없이 스스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김민영(커미·18) : 휴학을 하지 않고도 진로 고민에 오롯이 시간을 쏟을 수 있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는 능력을 길렀죠.

박수경(커미·19) : 온라인 강의를 통해 성장했다기보다는, 통제가 느슨해진 상황에서 스스로가 얼마나 나태해질 수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음을 다잡고 책상으로 가기 위해 노력한 점에서, 성장했다면 성장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번 학기 온라인 강의와 관련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양지은(유교·18) : 막막하기만 했던 한 학기 온라인 강의도 거의 끝나가고 있어요. 직접 겪어보고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진다는 말의 의미를 체감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하루빨리 아름다운 캠퍼스를 누리며 학교에서 생활하고 싶어요.

정유정(전자전기·16) : 가정환경으로 인해 노트북이 없거나 서버 오류와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학우들을 학교 측에서 더 도와줘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어진(심리·20) : 온라인으로만 강의를 듣는 한 학기 동안 학교 내 편의시설이나 강의실을 전혀 이용하지 못했어요. 교내 시설 이용료만큼은 이미 지불한 등록금에서 환불해 줬으면 합니다.

박수경(커미·19) : 차라리 휴학을 할 걸 그랬어요. 수업을 통해 배운 것도 분명히 있지만, 이번 학기를 더 효율적 으로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가 남아요.

ㄱ(한국음악·18) : 전공 실기 과목은 필수적으로 실시간 강의를 했으면 해요. ‘~을 연습하시오’라는 사캠 게시글로 수업을 대신하고 학생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교수님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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