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환경과 미래를 위한 패션
[교수칼럼] 환경과 미래를 위한 패션
  • 박선희 섬유패션학부 패션디자인전공 교수
  • 승인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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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섬유패션학부 패션디자인전공 교수
박선희
섬유패션학부 패션디자인전공 교수

초록이 눈부시게 빛나던 이화 동산의 5월은 어느덧 계절의 마지막을 향해 무심하게 흘러 가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잘 견뎌내기를 바라는 걱정도 쌓여가고 있다.

매일 습관적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를 확인하고 서서히 바뀐 일상에 적응해 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예측했던 미래의 현실과 그동안 묻혀 왔던 우리 사회의 무책임한 민낯이 드러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절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바쁘게 살아온 시간을 반성하며 우선멈춤! 그리고 천천히 주변을 바라본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숨 가쁘게 토해낸 불필요한 많은 것들이 지금은 “느리게 아주 느리게” 정리되면서 마음의 여유 속으로 맑고 선명한 하늘이 들어오고 나무들 사이로 길을 찾으며 바람은 청량한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6월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14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연합 환경회의’가 개최되었고,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는 일에 세계가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세계 환경의 날로 정하였으며, 우리나라는 1996년 6월5일부터 ‘환경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이밖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가환경 정보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환경과 관련된 날이 2월2일은 ‘세계 습지의 날’, 3월22일은 ‘세계 물의 날’, 4월5일은 ‘식목일’, 4월22일은 ‘지구의 날’, 5월22일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 6월17일은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8월22일은 ‘에너지의 날’, 9월6일은 ‘자원순환의 날’, 10월18일은 ‘산의 날’이라고 한다. 이것은 환경과 관련된 날을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환경과 미래를 위한 패션이 무엇일까? 환경에 대한 관심은 패션계에서도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슬로우 패션’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영국에 있는 지속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센터의 케이트 플래쳐 (Kate Fletcher)교수는 패스트 패션은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짧은 시간 가격이 저렴한 옷을 생산하기 위한 열악한 환경에서의 노동력과 천연자원의 착취를 의미한다고 하면서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맞서는 ‘Slow’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환경보호와 윤리적 측면에서 ‘슬로우 패션’이라는 용어를 언급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쇼핑의 천국 홍콩에서는 매해 11만 톤의 의류 폐기물이 폐기되고 있으며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에서 조차 옷장에 있는 약 52억 벌의 옷들 중 40%는 거의 입지 않거나 한 번도 입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조사에서도 사용되지 못한 원단들의 50%는 소각되고, 20% 매립되며, 30%는 무허가 업체가 수거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결국 원단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메탄, 이산화탄소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각종 환경오염물질을 발생시키고 매립된 섬유는 그대로 자연에 버려져 심각한 토양오염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서 의류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과 가치 있는 소비를 목표로 사회적 역할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국내에서 늘어나고 있다.

그 사례로 사회적 기업으로 알려진 아름다운 가게에서 만든 업사이클 브랜드 ‘에코 파티메아리(Ecco Party Mearry)’가 있고, ‘리블랭크(Reblank)’는 폐가죽과 폐현수막, 폐타폴린 등을 재활용하여 패션소품을 만드는 리사이클 브랜드로 사회적 취약 계층이 참여하는 자활공동체와 협력하여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파이어마커스(Fire Markers)’는 화재 진압 후 버려지는 폐소방 호스를 재활용해서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로 수익금 중 일부는 화상환자와 소방관들을 위해 후원하고 있다. ‘래;코드(RE;CODE)’는 이월상품으로 버려지는 옷을 해체해서 새로운 옷과 패션 소품으로 제작하는 업사이클 브랜드이다. 2년전 이화여대 패션디자인전공 대학원생들은 재능기부와 래;코드의 후원으로 지적 장애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체 ‘어울림’의 연주복을 제작해 주기도 하였다.

이제는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꼭 지켜야 할 필수 사항이 되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 패션계도 대량 생산과 빠른 소비를 유도하는 ‘패스트 패션’의 단독 질주를 멈추고 이에 맞서 윤리적 사고에 의한 슬로우 패션과 지속가능한 패션의 대안을 내놓으며 책임 있는 자세로 사회적 역할에 무게를 더해가야 할 것이다.

환경과 미래를 위한 패션은 “적게 생산하고, 느리게 소비”를 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의류 폐기물을 최소화 시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6월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환경에 중요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