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는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66.2%)을 기록했다. 이화인이 겪은 21대 총선은 어땠을까. 생애 첫 투표의 순간부터 결과에 대한 생각까지. 이들이 직접 느낀 총선을 수기로 전한다.
선거가 끝나고 | 이수정(교공·17)
나는 올해 23살이다. 물론, 이번이 첫 번째 선거는 아니었지만 실제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한 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솔직히 고등학생 때 까지는 정치란 나와는 완전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고, 내 진로는 정치랑 관련없다며 이에 대해 알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촛불시위가 있었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있었다. 그 당시, 수능이 끝났던 나는 학교에서 하루종일 청문회를 시청했고, 많은 국회의원들을 보며 느꼈다. ‘저 사람이 국회의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그런사람들이 있겠지라는 생각에 마냥 그들의 유치한 싸움과 잘못된 행동을 지켜보기만 했다. 대학생이 된 후,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무례한 질문도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항상 넘어갔다. 서울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tv나 영상, 기사를 볼 시간은 거의 없이 살아남기에만 바빴고, '나는 선거를 했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무엇을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익숙한 이름을 뽑기에 바빴다. 정치란 나에게는 그냥 가족행사와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러 가지 일로, 강제 휴식기간을 가지게 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사회초년생인 나와 관련된 정책들 뿐만 아니라, 전국 총선 후보자들의 언행, 행동, 그리고 정책 모두 알 수 있었다. 나는 광주 출신으로, 광주에서 90% 이상이 민주당을 뽑는다. 나도 잘은 몰랐지만, 익숙했던 이유가 지역색 때문이라니 조금 충격이었다. 이번에는 정말 잘 알아보자 했지만, 정확하고 제대로 된 정보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고 다들 누가 당선되면 안 된다는 글과 말만 적혀 있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투표하는 것은 좋지 못 하다고 생각해 무효표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사전투표장에 들어가니 나의 표가 사표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겼다.
나의 지역인 광주을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70%이상의 높은 점유율로 당선됐다. 투표 결과를 3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보면서 가족 전체가 모여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다. 가장 큰 이유는 미래통합당의 이미지라고 결론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지역색이 뚜렷하게 결과에 나타난 것을 보면서 이번 결과에 많은 갑론을박이 더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이후에 들어가 본 커뮤니티는 서로 싸우고 있었다.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건강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로에게 혐오표현을 하며 비난하는 것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작년 국회의 통제되지 않은 난장판 사진이 떠오를 만큼 안타까웠다.
이번 국회는 민주당이 절반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했고, 이낙연 국회의원이 유력한 대선 후보인 만큼 민주당의 주도로 이루어질 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현재 비전공자를 장관으로 임명하고, 국가 예산 운용과 국회의원 구성이 ‘국민을 위한 선택’이라기 보단 ‘정권 유지를 위한 선택’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예산운용과 정책 실시 등에 있어 신중했으면 좋겠다.
또한, 보수에서도 정권 회복에 힘쓰는 것보다도 보수 이미지 쇄신에 있어서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 부분에서 미래통합당에서 더 좋은 의견을 제시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서 보수를 아예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소수의원을 가진 가진 당들도 마찬가지로 왜 표를 받지 못 했는지를 거대양당체제의 피해로 볼 것이 아닌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