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혜연 기자 kimhy859@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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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예정된 교생실습에도 변동이 생겼다. 실습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실습을 준비하던 재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수정(교공·17)씨는 1일~30일(목)까지 교생실습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3월5일, 본교 교직부로부터 실습 일정이 5월4일(월)~5월29일(금)로 미뤄졌다는 문자를 받았다. 반면, 실습학교 측은 계속해서 일정 공지를 미뤘다. 이씨는 직접 전화로 문의했으나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교생실습을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답변뿐이었다. 이씨는 이번 달 14일이 돼서야 실습 기간이 5월18일(월)~5월29일(금)이라는 확정 공지를 받을 수 있었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이씨는 교생실습 기간이 확정되지 않자 서울에 거주하기 어려워졌다. 지방에 거주하는 탓에 실습 일정이 미정인 상태에서 바로 거주지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4월 이후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실습학교 근처로 자취방을 계약했지만, 5월로 일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4월 자취방 요금을 반만 내고 입주를 5월로 연기했다. 그러던 중 한 달 계약이라 방이 비는 것을 원치 않다는 이유로 주인에게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현재 이씨는 친척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이씨는 “현 상황에서 바로 집을 구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생실습이 예정된 재학생의 중간·기말고사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교생실습 기간이 학생마다 다르고 실습 기간이 미정인 학생도 있기 때문이다. 교생실습을 나가는 경우 시험을 과제로 대체하는 등 교생 배려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세부 사항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씨는 이번 학기 7과목(21학점)을 수강하지만, 현재 단 한 과목의 시험 일정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는 “시험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교생실습으로 인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기간이 있다”며 “대안 없이 시험 일정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초조하다”고 답했다.

ㄱ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ㄱ씨는 3월23일부터 4주간 교생실습을 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실습이 5월로 미뤄졌다. 실습학교의 개학 일정에 따라 추후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공지도 함께 받았다.

ㄱ씨는 “교생실습은 모든 일정 중에서 우선순위로 둘 정도로 중요하다”며 “개인적인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고, 계속 바뀌는 일정에 심리적으로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교육부는 원격수업을 통한 온라인 교생실습도 허용하는 방침을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교직부에서는 교생실습 연기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임규연 교직부장(교육공학과)은 “실습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실습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일정을 조속히 확정할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교생실습생의 기숙사 거주 문제도 보완했다. 2일 본교 기숙사는 대면 수업이 불가피한 과목(실험, 실습, 실기)을 수강하는 학생에 한해 제한적 입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생실습은 ‘실습’으로 간주되지 않아 입사가 불가능했었다. 제한 입사의 세 번째 조건이 5월4일(월)부터 강의실 수업이 진행되는 과목의 수강생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임 부장은 “교생실습하는 학생도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숙사 측에 의견을 전했다”며 “실제로 교생실습 건으로 기숙사 입사가 허용된 학생이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실습 취소를 원하는 실습학교가 예정대로 실습생을 받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범대학 담당 교강사의 양해를 구해 시험 일정이 원활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교직부는 온라인 교생실습에 대해 교육부 공문을 14일 사이버캠퍼스에 공지했다. “현재 거론되는 온라인 교생실습은 두 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며 “자가 격리 등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실습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와 초·중·고 원격수업을 참관, 운영지원, 시연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교직부는 “후자의 경우 교육실습 자체를 온라인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주된 실습 내용이 원격수업 지원이어도 무방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실습학교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에 현시점에 초·중·고 원격수업과 관련해 실습을 진행하는 학교 수를 산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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