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 합격생 이화인 김지원을 만나다
하버드 로스쿨 합격생 이화인 김지원을 만나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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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본인
제공=본인

“친구들이 너 합격 수기 봤대. 멋있다고 난리야.”

본교 김지원(국제·18년졸)씨가 2020년 하버드 로스쿨에 합격한 후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김씨는 “합격 수기를 인터넷에 올리고 많은 벗들이 축하해줬지만,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합격 소감을 전했다.

김씨는 학교생활을 하며 접했던 사회 이슈들과 학내 이슈들을 통해 변호사의 꿈을 일찍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법조인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제학과 내 여러 국제법 수업은 변호사라는 그의 꿈을 더 구체화했다.

“학교 공지사항을 자주 보며 법 관련 대외활동이 있으면 지원했어요. 덕분에 알려지지 않은 활동들에 많이 참여했고, 그게 쌓여 경쟁률이 높은 대외활동을 준비할 때 저만의 강점이 된 것 같아요.”

그는 법 관련 콘퍼런스 통역 아르바이트, 유니세프 봉사, 국내 법원 시민 사법 모니터, 기타 국제 인권 관련 단체 활동, 법무부 인턴 등 여러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김씨는 한편으로 대학 생활 중에만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못 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마음이 급하다 보니 교내 다양한 동아리나 활동들을 못 한 게 가장 큰 후회예요. 다시 돌아가면 공연 동아리에서 길게 활동하고 싶어요.”

그러나 김씨에게도 미국 로스쿨 준비는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미국 로스쿨을 준비하는 사람이 적다 보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설 학원조차 찾기 어려웠다. 미국 로스쿨은 비전이 없다는 등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에 흔들린 적도 있다.

김씨는 이런 어려움을 직접 발로 뛰며 극복했다. 본교에서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한 선배에게 직접 연락해 정보를 얻었다. 또 대형 법무법인에서 법률 보조로 일하며 미국 로스쿨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했다.

“대형 법무법인에서 직접 일하면서, 대형 법무법인엔 해외 클라이언트들도 있고 국제 분쟁을 다루기도 해서 미국 로스쿨 나온 사람을 선호하는 걸 알았어요. 또 미국 법무법인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경우도 보며 제가 걱정했던 부분들이 사실이 아니란 걸 확인했어요.”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한 경험은 하버드 로스쿨 면접 질문 중 하나인 'Why now?' 왜 지금 본인이 로스쿨에 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었다. 그는 “변호사들이 하는 일을 옆에서 직접 도와주며 여러 사건을 다뤘고 이 경험을 답변에 잘 녹여냈다”고 했다.

꿈에 대해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을 것 같은 김씨는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자신을 의심하는 순간 역시 많았다”고 했다. 그는 로스쿨 준비를 잠시 포기하고 사기업에서 6개월 동안 인턴으로 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김씨는 LSAT(미국 로스쿨 법학 시험) 점수 정체기 시절이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1달 정도면 정체기라며 다독이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3달 넘게 점수가 그대로였어요. 분명 공부는 계속하고 있는데 점수는 안 오르니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나 그는 그 순간을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에 공감하지만, 이화인이라면 할 수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고 꼭 원하는 바를 이루셨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김씨는 다른 이화인을 밀어주고, 끌어줄 수 있는 이화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합격 전까지 이화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이름도 모르는 후배인 제가 도움을 청했을 때 선뜻 도와준 선배, 곁에서 위로해준 친구들, 익명으로 항상 따뜻한 말을 해주던 벗들에게 모두 감사해요.”

실제로 그는 합격 후 미국 로스쿨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단톡방)을 만들었다. 그는 “감사하게도 미국 로스쿨에 진학한 선배들과 변호사 선배들이 들어와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