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속 작은 이화, 벗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속 작은 이화, 벗스타그램
  • 권경문 기자
  • 승인 2020.0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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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설립연도 ‘1886’이 새겨진 상의를 입은 학생이 공부를 한다. 뒤에 보이는 배경은 ECC 열람실이나 중앙도서관. 본교생이라면 익숙한 풍경이다. 이런 평범한 본교에서의 일상을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올려 ‘벗’들과 소통하는 ‘벗스타그램’은 본교 고유의 온라인 문화다.

본교생이라는 점 말고는 접점이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SNS에 ‘좋아요’를 누르며 댓글을 주고받는다. 인스타그램 쪽지를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지기도 한다. 벗스타그램으로 1000명이 넘는 팔로워와 소통하는 박도연(교공·18)씨를 1월18일 ECC B215호에서 만났다.

공부하는 모습을 올려 본교 학생들과 소통하는 ‘벗스타그램'을 운영 중인 박도연씨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박씨는 1679명(2020년 4월8일 기준)의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그램 계정 (@doyeon_babe) 을 운영한다. 계정에 올린 게시물 중 이화에서의 생활을 담은 내용은 125개로 전체 게시글 150개 가운데 약 80%다. 학교생활 중에서도 주로 올리는 내용은 ‘공스타그램’. 공스타그램은 ‘공부’와 ‘인스타그램’을 합친 말로, 공부하는 모습이나 공부 시간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SNS 문화를 말한다.

“원래 누군가 지켜봐야 공부가 잘되는 성격이라 인스타그램에 하루동안 공부한 계획표를 올려 인증을 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공스타그램을 시작한 박씨. 본교 입학 후에는 공부하는 모습과 함께 아름다운 캠퍼스를 담고 싶어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공부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올린 게시글 당 조회수는 1000회가 넘는다. 해당 게시글에는 본교 학생들이 ‘벗 우리 같이 열공해요!’ ‘벗 대단해요 이번 한주도 파이팅’ 등의 댓글을 남겼다.

“입학 전 이대 수시 1차 합격 문자를 계정에 올렸는데 재학 중인 선배 벗이 보고 인스타그램 쪽지를 보내주셨어요.” 박씨는 2017년 11월부터 인스타그램으로 본교생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박씨는 “게시글을 본 선배 벗이 ‘면접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음료를 챙겨라’, ‘입실 시간이 엄격하니까 일찍 나서라’고 조언했다”며 “입학 전 이화여대 분위기가 개인주의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전혀 아님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년 정원이 약 30명인 교육공학과를 전공하는 박씨는 벗스타그램의 장점을 다른 학과 동문과의 소통이라 말한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일 수 있는데, 벗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전공 벗들은 이화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무슨 공부를 하는지 알 수 있어요.”

한 번은 박씨와 같은 교양 수업을 듣는 타 전공 학생과 벗스타그램을 통해 연락이 닿았다. 시험 기간에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서로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최지혜(국문·17)씨는 박씨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최씨는 “이화이언에서 벗스타그램을 알게 된 후 박도연벗의 게시글을 봤다”며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자극도 받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20학번 새내기에게 온라인 커뮤니티 활용을 추천한다. “새내기들에게 SNS를 활용한 교류를 추천하고 싶어요. 입학 후 소속감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메시지도 망설이지 말고 보냈으면 좋겠어요. 선배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