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상담심리학 교수가 말하는 ‘코로나블루’ 극복법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상담심리학 교수가 말하는 ‘코로나블루’ 극복법
  • 이송현 기자
  • 승인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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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본교생들 사이에 ‘코로나블루’(코로나 우울증)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심리 상담이 위축된 지금, 학생들이 겪게 된 불안함과 우울감에 상담과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까. 본지는 7일 상담심리 전문가 유성경 교수(심리학과)에게 ‘코로나블루’의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자가 내담자가 돼 ‘코로나블루’ 극복법을 상담하고 그 중 세 가지 조언을 담아 기사를 구성했다.

 

전 학기 온라인 강의 실시가 공지된 상황, 코로나19로 피로도가 높아진 본교생의 정신 건강이 우려된다.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의 불안감과 사회 생활 축소로 인한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유 교수는 ‘코로나블루’가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롯된 문제라 지적한다. “메르스를 비롯한 이전 전염병 사태와 달리 끝나는 시점과 확산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 같아요. 코로나19의 빠른 전염속도로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심리적인 불안감과 우울감이 증가하죠.”

 

첫 번째, 삶의 통제감 높이기

불안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나타난다. 미디어를 접하다 보면 코로나19에 의도치 않게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조심해도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진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삶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자신이 살면서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감을 가질 뿐이며, 실제 삶을 통제하는 통제력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통제감을 높일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하루 생활 계획에 뉴스를 보는 시간, 산책하는 시간 등 불확실한 상황 속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것이다. 삶의 통제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불안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제감이 떨어져 불안이 심해지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공황장애가 오기도 한다. 이때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몰려오면서 숨쉬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극심한 불안을 다루기 위한 명상법, 심호흡법을 배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지지해주는 이들에게 마음 털어놓기

우울감은 불확실한 미래를 부정적으로 조망할 때 나타난다. 자기자신, 세상,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며 점점 무력해진다. 특히 기질적으로 우울감이 높은 사람들은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경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며 느끼는 우울감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극심한 우울감에 빠지면 식욕 부진, 불면을 겪고 자기 비난을 하게 된다. 이때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연락해 부정적인 감정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 경우엔 일기를 쓰며 자기 마음 속 응어리들을 바깥으로 내보이는 게 좋다. 

마음에 가득한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기 위해 외적인 노력에 매달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외부 지식과 생각을 집어넣는 것보단,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이야기 해 팽창한 마음의 바람을 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족·친구와의 대화, 신앙생활, 그림 그리기를 통해 마음의 응어리를 빼서 보면, ‘내 안에 부정적인 생각이 이 정도 있었구나’라고 느끼며 나와의 거리두기가 잘 될 것이다.

 

세 번째,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블루’를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 졸업에 대한 고민이 많거나 이전부터 심리 상담을 받아 왔던 학생들이 걱정된다. 하지만 자신만 실패할 것 같고 뒤쳐질 것 같은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리면 어떡하지’, ‘일상으로의 복귀가 안되면 어떡하지’, ‘세상이 종말되면 어떡하나’ 등 갖가지 모양의 생각들이 팝콘처럼 튈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당황, 우울, 불안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런 일들은 앞으로의 삶에서 계속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재앙, 불운 등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기보다 ‘현실의 진실한 이면을 경험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또 이런 상황에선 심리적인 증상을 억누르려 하거나 정신차려야 한다며 자신을 다그치는 것보다 스스로가 어떤 상태인지 들여다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금껏 공부해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코로나19로 인생이 실패할 것 같아 약이 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여태껏 실패해본 적이 없어 취약한 자신을 알아챌 수 있다. 

혹은 이런 상황에 우울감을 많이 느끼면서 자신이 기질적으로 약하다는 것. 흐트러질까봐 생활계획표를 강박적으로 짜며 긴장하는 것. 극한 상황에서의 대처를 보며 평소엔 몰랐던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인생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어려움이 몰려올 때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을 인생의 모양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