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은 사회, 경제 뿐 아니라 교육 현장의 변화도 야기했다. 전국 학교들의 개학이 5주 뒤로 밀렸으며 6일에 개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이 시점에서, ‘9월 학기제’가 거론됐다. 9월 학기제란 초·중·고교부터 대학까지 9월을 새 학기로 시작하는 제도이다. 현재 미국, 유럽,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70%가 9월 학기제를 택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을 계기로 9월 학기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는 청원글도 게재됐다. 그러나 3월23일 문재인 대통령은 “9월 학기제 시행 문제를 개학 시기와 관련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다인(문정·16)

n학기에만 들을 수 있는 전공 필수 수업 등 1학기 커리큘럼이 짜인 상태에서 2학기에 다시 강의가 열린다는 전제 없이 9월 학기제를 실시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어느 정도 유사한 교육을 받는 초·중·고와 달리 대학교는 현재만 해도 각 학교별로 행정 처리에 미세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9월 학기제에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 이 상황이 2학기 때까지 진정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 ‘외국이 9월에 시작해 동일하게 맞추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에도 회의적이다. 학사과정이나 학교 예산안 등 1년 단위 행정 계획이 많아 9월 학기제를 도입한다면 이를 전면 수정하는 데에도 상당한 인력이 소모될 것이다.

 


 

 

 

 

이선정(소비·16)

국제 교류가 많아진 만큼 국가 표준과 시기를 맞출 필요성은 커졌다고 생각한다. 교육 공백으로 유학, 교환학생, 해외취업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9월 학기제 도입으로 그동안 학생이 부담해야 했던 시간적 공백과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물론 9월 학기제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사회적 혼란과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점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틈탄 섣부른 도입은 지양하되,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사회가 9월 학기제를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민서(관현·18)

장기적으로 보면 9월 학기제는 득이다. 기존에 논의된 장점만 근거로 들어도 충분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는 교육제도 혁신에 유독 소극적이다. 유신정권 이후 크게 변하지 않은 교육제도는 군데군데 곪았다. 수능 일정 변동과 기업 고용 시기 조정, 9월 학기제 전환을 위한 재정적 비용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지각변동을 감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학사 일정에 비상이 걸린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물론 슬프게도 실현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추경 투입과 수능 연기 키워드가 이미 너무 자극적이다.

 

 

 

 

 

그래픽=김보영 선임기자 b_young@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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