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어 텅 빈 기숙사, 지난 학기보다 학생들 반절 줄어들어

코로나19로 기숙사 방역이 강화되며 I-House 곳곳에 손 소독제와 열감지기가 비치됐다. 사진은 아레주(Arezou Amouzandeh)씨가 열감지기 앞에서 체온을 확인하는 모습김서영 기자 toki987@ewhain.net
코로나19로 기숙사 방역이 강화되며 I-House 곳곳에 손 소독제와 열감지기가 비치됐다. 사진은 아레주(Arezou Amouzandeh)씨가 열감지기 앞에서 체온을 확인하는 모습
김서영 기자 toki987@ewhain.net

“작년에는 다 같이 기숙사 복도 키치넷에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탁구를 하는 등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현재는 사람을 모으기도 어려워요.”

프랑스 릴 가톨릭대(Lille Catholic University)에서 온 교환학생 폴(Paul Even)씨는 11일 국제기숙사 I-House(아이하우스)에 입주했다. 폴씨는 작년에 거주했을 때와는 달리 현재 기숙사에는 학생이 거의 없어 공허할 때가 많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국인 재학생 기숙사 입주가 미뤄진 가운데, 아이하우스에서는 본교 교환학생과 유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현재 아이하우스에는 88명의 학생만이 거주하고 있다. 처음에는 약 120명이 입주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다수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100명도 채 되지 않는 소수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아레주(Arezou Amouzandeh)씨는 “지난 학기와 비교했을 때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사생 수가 줄면서 재학생 대부분이 다인실 방을 혼자 사용하고 있다. 본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네덜란드 스탠든대(NHL Stenden) 옌츠(Jens van der Duim)씨는 “친구는 다인실로 배정을 받았는데 지금은 혼자 생활하고 있다”며 “친구가 입주했을 때 룸메이트는 없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쪽지만 있었다”고 전했다. 아레주씨도 원래는 2인용 방에 배 정을 받았지만, 현재는 혼자 지내고 있다.

평소와는 달리, 기숙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종일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옌츠씨는 기숙사 내 부엌과 복도에서 대화하면 안 된다는 공지를 보고 “분위기가 심각한 것 같아 무서웠다”며 당시의 기분을 전했다.

한 층에 몇 명이 거주하냐는 질문에 옌츠씨와 폴씨 모두 약 네 명밖에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작년에 기숙사를 거주한 경험이 있는 폴씨는 “부엌 옆에 내 방이 있기에 예정대로 약 30명이 한 층을 공유했다면 (부엌) 소리가 들렸을 것”이라며 “현재는 사람이 거의 없어 그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레주씨는 본국 대학교에서 2년 동안 기숙사를 사용한 적이 있다. 이전에 기숙사를 사용했을 때와 생활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냐고 묻자,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다른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활동이 취소돼서 아쉽다”며 “수업 역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친구들과 교수님을 실제로 대면할 수 없게 돼 안타깝다”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지속해서 연락을 이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아레주씨는 “채팅방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약속 날짜를 잡는다”고 전했다.

한편,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아레주씨는 “당분간 기숙사에 최대한 머물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날 때까지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