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온라인 강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였지만 시행 첫날부터 사이버캠퍼스(사캠) 서버 불안정 등으로 운영이 순탄치 않았다. 19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선언으로 온라인 강의가 4월12일(일)까지 추가 연장됐다. 장기화된 온라인 강의, 또 다른 우려점은 없을까.

본지는 온라인 강의 만족도와 보완점을 알아보기 위해 21일~26일 6일간 구글 설문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이대학보 온라인패널단 ‘학보메이트’를 포함한 89명의 재학생이 참여했다.

온라인 강의 만족도 설문조사
21일~26일간 실시된 온라인 강의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제작=동아일보 강동영 전문기자

온라인 강의 진행 시 가장 우려되는 문제로는 ‘사캠 서버 불안정’이 71.9%(64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정경은(독문·19)씨는 “서버가 불안정해 출결 확인이 제대로 안 됐다”며 불안함을 전했다. 강의 시청 자체가 어렵기도 했다. 김보경(중문·16)씨는 “서버 과부하로 사캠 접속이 지연되고 재생에 오류가 생겨 30분 영상을 보는 데 1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지(소비·16)씨 역시 “버퍼링이 너무 심해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30초에 한 번씩 들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수업 몰입도 하락이 꼽혔다. ‘집중력 저하’와 ‘교수·학우와의 소통’은 각각 68.5%(61명), 61.8%(55명)를 차지했다. 김수현(기후에너지·19)씨는 “실시간 강의의 경우 교수님 말이 끊기는 등 학생과 교수 모두 시스템에 미숙해 시간 소요나 집중력 방해가 일어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금지연(커미·18)씨는 “실제 교수자의 목소리가 첨부되지 않는 강의도 많다”며 “녹음 자료라 해도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진행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온라인 환경에선 직접적인 소통이 어렵다 보니 겪는 어려움도 있다. ‘교수·학우와의 소통’ 부족 문제를 지적한 정서희(국문·19)씨는 “학생들의 반응 확인이 어려워서인지 교수도 준비한 강의만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학생들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을 그냥 넘어가게 된다”고 했다. 유지수(사회·18)씨 역시 “교수님께 질문하기에도 어렵다”며 “온라인 환경에선 상호작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은(경영·20)씨는 이런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씨는 “온라인 강의는 오프라인보다 집중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돼 막혀있는 느낌”이라며 “온라인 강의로 배운 게 머릿속에 남아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교수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고민희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매주 강의를 수강한 학생을 체크하지만, 학생마다 진도율 편차가 커 걱정이 많다. 고 교수는 “나중에 한꺼번에 (강의를) 재생하면 집중도도 떨어지고 이해가 안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고 교수는 소통을 활발히 하기 위해 교수학생, 학생-학생 간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다. 하지만 채팅방에 수강생의 약 40%만이 속해 있으며 참여도도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고 교수는 이런 상황에 아쉬워하며 교수와 학생 사이의 ‘합’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활발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강사와 학생이 같이 좋은 강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다른 방법도 강구 중이다. 강의 중반부터는 실시간 화상 수업을 적절히 조합 해 학생들의 질문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고 교수는 “강의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 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의 참여를 온라인으로 끌어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온라인 강의 만족도는 ‘보통’이 36%(32명)로 가장 높았고 ‘불만족’ 33.7%(30명), ‘만족’ 19.1%(17명), ‘매우 만족’ 7.9%(7명), ‘매우 불만족’ 3.4%(3명)가 뒤를 이었다.

온라인 강의가 언제까지 연장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학기 온라인 강의 시행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도 크다. 성균관대와 KAIST 등에서 한 학기 온라인 강의를 시행함에 따라 본교 역시 이번 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설문 응답에서도 48.3%(43명)는 ‘한 학기 온라인 강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잘 모르겠다’ 28.1%(25명), ‘필요하지 않다’ 23.6%(21명) 를 차지했다.

한 학기 온라인 강의 시행에 찬성하는 학생들 역시 고민이 있다. 김초영(중문·19)씨는 “한 학기 온라인 강의 시행이 적절한 것 같다” 면서도 “실습과 팀별 과제가 있는 경우 이를 어떻게 대체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가방식도 어떻게 이뤄질지 미지수다 보니 중간·기말 시험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았다. 이명지(건축·18)씨는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게 되면 불법행위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온라인 강의 유형은 크게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과 녹화된 강의 영상을 올리는 ‘비실시간 영상시청’이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76.4%(68명)가 ‘비실시간 영상시청’을 ‘실시간 스트리밍’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다. 실시간 스트리밍 강의 시 선호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줌(Zoom)’이 34.8%(31명)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고 ‘유튜브’ 12.4%(11명), ‘구글 행아웃’ 9%(8명), ‘웹 엑스(Webex)’ 6.7%(6명), ‘스카이프(Skype)’ 3.4%(3명)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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