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행된 온라인 강의에 여러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불안정한 사이버캠퍼스(사캠) 서버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 힘들게 사캠에 접속해도 강의를 수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 청각장애 학생들이다.

9일 청와대 앞에선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등 8개 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 19로 시행된 온라인 강의와 관련해 청각장애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며 청각장애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많은 대학에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지원 방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강의에는 자막이 설치돼있지 않고 실시간 수업이 진행될 경우 바로 음성을 문자화할 수 있는 기술이나 인력이 부족하다. 또 온라인 강의 화질이 좋지 않으면 순독(입술 모양을 읽는 것)이 불가능해 시각 자료만으로는 수업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는 등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 ‘2019년 장애학생지원체제 구축 및 운영현황’에 따르면 본교에는 28명의 장애 학생이 있고 이중 청각장애 학생도 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고윤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는 온라인 강의에 대해 장애 학생이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2일부터 장애 학생에게 온라인 강의에서 필요한 추가지원 사항을 신청할 것을 안내했고 교과목별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

청각장애 학생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수업도우미와 속기사를 배치한다. 본교에는 속기사 1명과 수업도우미 30~40명이 있다. 수업도우미는 재택활동을 하며 자막 제작, 실시간 속기, 스크립트 제공, 노트필기 파일 제공의 활동을 한다. 속기사는 실시간 스트리밍 수업에 배치돼 자막을 제작한다.

'동양미술사'를 수강하는 청각장애학생을 위해 속기사가 온라인 강의에 자막을 제작하는 모습 제공=김은선 속기사
'동양미술사'를 수강하는 청각장애학생을 위해 속기사가 온라인 강의에 자막을 제작하는 모습
제공=김은선 속기사

영상 자체에 자막을 입히기는 현재로선 기술적으로 사이버캠퍼스(사캠) 담당 부서에서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수업도우미와 속기사가 강의에 함께 참여해 자막을 입력해준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온라인 강의 시작 전 교수진에 연락해 속기사와 수업도우미를 청강생으로 참여시켰다. 강의가 시작되면 속기사나 수업도우미가 함께 수업을 들으며 교수의 말이나 음성을 속기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속기 프로그램은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와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속기사나 수업도우미가 메신저를 실시간으로 청각장애 학생에게 보낼 수 있다.

인공지능 문자통역 프로그램(문자통역 프로그램)이 지원되기도 한다. 문자통역 프로그램은 실시간으로 컴퓨터에서 나오는 소리를 텍스트화해준다. 음성 인식률이 100%는 아니라 보완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수업도우미 사전교육을 온라인으로 실시한다. 온라인 강의 기간 중 전화 안내, 장애 학생-도우미 단톡방 운영, 화상회의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교육 및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추가 지원에 대해선 학칙 및 장애 학생 지원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장애 학생 특별지원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이며 심의 결과에 따라 추진 여부 및 지원 방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고 연구원은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청각장애 학생들의 요청사항은 아직 없다”며 “온라인 강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학생들에게 추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을 신청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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