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활용부터 강아지 소개까지 온라인 강의로 학생들과 소통 방식 더 넓힌다.
“상사병 필터를 이용해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는 제 마음을 보여줬어요”
코로나19로 예정에 없었던 온라인 강의가 16일부터 진행됐다. 모두 당황스러워했지만 온라인 강의를 통해 밝혀진 교수님들의 새로운 면모는 학생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유윤석 교수(디자인학부)는 <이미지디자인Ⅰ> 수업 마지막 무렵 컴퓨터 내 ‘포토 부스’(photo booth)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인의 얼굴을 익살스럽게 꾸몄다. 유 교수는 포토 부스 내 상사병 필터와 외계인 필터를 사용해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웃음을 선사했다.
강의 중에는 화면 구석에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GIF 애니메이션을 실행했다. 유 교수는 “시선을 둘 곳 없는 강연자에게는 청자가 될 것”이며 “영상을 보는 학생들에게는 강사의 아바타 역할을 해줘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진 교수(경제학과)의 <계량경제학> 첫 수업은 펭수의 엣헴송과 함께 시작했다. 펭수는 교육 방송 EBS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다. 이 교수는 “과목 내용도 딱딱하고 요즘 일상이 사막화되고 있어 학생들의 기분 전환을 위해 틀어줬다”고 했다.
교수가 직접 반려동물을 소개한 수업도 있다. 마크 네유필드(Marc Neufeld) 교수(국제사무학과)는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Advanced Global Business Communication)> 첫 수업에서 함께 사는 강아지 두 마리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마크 교수는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며 강아지들이 수업을 의도치 않게 방해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마크 교수는 학생들에게 먼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강아지들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귀엽다고 댓글을 달며 마크 교수와 소통했다. 마크 교수는 이화인들에게 “온라인 강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에게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며 “교수들은 최선을 다해 수업을 재밌고 유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참신한 수업 방식을 도입해 학생들과 모르는 외국인에게 감탄을 받은 교수님도 있다. 김명준 교수(융합콘텐츠학과)는 <크리에이티브컴퓨팅>와 <웹콘텐츠개발> 수업에서 크로마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크로마키 방식은 화면에서 특정 색깔을 빼고 거기에 다른 화면을 삽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목소리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강의자 화면이 별개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로마키를 이용한 합성화면이 학생의 몰입도가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의 수업은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뒤 ‘다음 시간이 기대된다’며 ‘빨리 들어오고 싶다’고 실시간 채팅방에 남겼다. 유튜브에 올려진 김 교수의 수업 영상에 외국인은 ‘영상을 너무 잘 만들었다’며 ‘계속 영상을 올려달라’고 댓글을 남기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온라인 강의가 장기화됨에 따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음성 채팅 등 새로운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