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파견 교환학생들도 코로나19로 비상
유럽 파견 교환학생들도 코로나19로 비상
  • 우지은 기자
  • 승인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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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어언 4개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본교도 코로나19 여파로 평소와는 사뭇 다른 3월을 맞이했다. 개강이 미뤄지고 2주간의 온라인 강의가 도입됐다. 한국에 있는 이화인은 자택에서 곧 다가올 개강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해외로 교환학생을 간 이화인은 어떻게 개강을 맞이했을까.

앞으로 3편에 걸쳐 코로나19로 난감한 상황에 처한 해외 파견 교환학생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국에 보복 조치를 하는 일본,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탈리아·독일 등 유럽으로 파견 가는 교환학생, 그리고 마지막으로 2020학년도 2학기에 파견 예정인 교환학생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2020학년도 해외 파견 교환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한국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교환학생 파견 문제는 더이상 아시아 파견 학생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현재 유럽에 있는 이화인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 이탈리아 파견 교환학생, 휴교령에 이동금지령까지···

“4월까지 봉쇄령이 내려져 아무것도 못하는데 굳이 기숙사에 박혀있고 싶지 않았어요.”

11일 최윤정(서양화·16)씨는 한국으로 귀국하기 3시간 전 이탈리아 현지 상황에 대해 전해왔다.

최씨는 2020학년도 1학기 이탈리아 파견 교환학생이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던 중 이탈리아 내 상황이 악화되자 귀국을 결정했다.

지난 2월24일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때까지 최씨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위로하며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학교는 계속 휴강했고 2월24일 이후 교수 재량으로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최씨는 “상황이 안 좋아진다 싶었지만 그래도 교환학생 온 만큼 여기서 버텨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8일 밤 이탈리아 정부가 ‘레드존'(Red Zone, 북부 롬바르디아 전체 및 베네치아 등)에 이동금지령을 내리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4월3일(금)까지 도시 밖으로의 출입이 금지됐다. 최씨는 레드존이 아닌 베로나(Verona) 지역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다음 날 아침, 마트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탈리아 ‘레드존’의 모습. 제공=최윤정씨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다음 날 아침, 마트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탈리아 ‘레드존’의 모습.
제공=최윤정씨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다음 날 아침 마트에 갔더니 사람들이 사재기하려고 줄 서 있는 거예요.” 최씨가 말했다. 최씨는 장을 본 후 기숙사에서 짐을 싸 곧장 베로나로 떠났다. “다행히 이탈리아에 있는 가족의 지인이 에어비앤비를 하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최씨는 전했다. 그곳에서 지내면서 최씨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결국 한국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코로나19로 많은 항공권이 취소되면서 독일 뮌헨(München)을 경유하는 항공권을 구해야 했다. 베로나에서 뮌헨으로 이동할 때에는 이동사유서도 작성해야 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여행 등 사사로운 이동이 금지됐기 때문”이라고 최씨는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12일 최씨는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귀국 후 결국 휴학을 결정했다.

 

△ 독일 파견 교환학생, 어학코스 취소돼 자가격리 중

2020학년도 1학기 독일로 파견을 간 최다은(경제·18)씨는 “현재 숙소에서 취소됐던 어학코스를 온라인으로 들으며 지낸다"고 전했다. 

최씨는 독일 파견교에서 3월 한 달간 진행하는 독일어 코스를 듣기 위해 2월28일 출국했다. 9일부터 시작된 수업은 이틀 뒤인 11일 중단됐다.

11일 수업 도중, 파견교는 학생들에게 어느 국가·지역에서 왔는지 적어내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그날 밤 해당 어학코스는 취소됐다. 이어 해당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은 2주간의 자가격리를 권고받았다. 위험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함께 모여 수업을 들은 것이 이유였다.

취소됐던 어학코스는 학점을 받고 싶은 학생들에 한해 온라인으로 다시 진행되고 있다. 그 후 28일 최씨는 독일 파견교로부터 “4월20일 개강할 것이지만 온라인강의 진행 등 다른 변동사항이 생기면 다시 공지하겠다”는 메일을 받았다. 최씨는 “학기가 취소된 것은 아니라 다행이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다은씨는 자가격리하는 동안 먹을 식량을 사기 위해 독일의 한 한인마트를 찾았다. 제공=최다은씨
최다은씨는 자가격리하는 동안 먹을 식량을 사기 위해 독일의 한 한인마트를 찾았다.
제공=최다은씨

앞서 최씨는 국제처 국제교류팀(국제교류팀)으로부터 귀국 권고 안내와 파견 진행 의사를 묻는 메일을 받았다. 최씨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독일 체류와 귀국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적어가면서 비교했다. 그리고 긴 고민 끝에 독일에 남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현지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파견 중에 생길 수 있는 안전 문제는 본인과 보호자가 책임지겠다”는 국제교류팀이 요구한 서약서도 제출했다. 복잡한 서류 준비 등 힘들게 얻은 교환학생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최씨는 “숙소에서 요리해 먹고 친구방에 놀러 가고 스터디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내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들이 휴지나 손 소독제를 사재기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세계 어디에 있는 누구라도 하나씩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너무 억울해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속상하기는 하지만 같이 온 본교 학생들과 서로 의지하면서 긍정적으로 잘 헤쳐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현지시간 25일(현지시각) 기준 누적 6만9176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6820명에 달한다.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은 국가가 됐다. 독일은 현재 5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국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COVID-19 50차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독일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각)에는 2342명이 코로나19 추가 확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