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있는 교내 언론을 만들겠습니다!

 

지난주도 어김없이 밤을 지새우며 1593호를 마감했다. 그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인턴 기자들과 함께했다는 점, 그리고 내게 또 다른 책임의 무게가 지어졌다는 점이다. 편집국장이란 직책을 바로 코앞에 둔 지금, 학보를 다시 되돌아봤다.

처음 학보사 기자로 활동한다는 내 말에 친구는 “이대학보? 학보가 뭔데?”라고 되물었다. 당시는 학보를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이제 와서 주변을 돌아보니 놀랄 일이 아니었다. “학보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라고 묻던 사람부터 학보를 소개했을 때 “교내신문사가 있었구나...”라며 말을 흐리던 사람까지. 학교 홈페이지 소식을 이대학보로 기사로 잘못 알고 있던 사람도 만났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새로운 신문이 나오고 학내 커뮤니티에 들어가 떨리는 마음으로 ‘이대학보’, ‘학보’를 검색했을 때 어떠한 글도 나오지 않았던 일. 기사에 대한 이런 저런 평가보다 무관심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최근 패널단 ‘학보 메이트’에게 학보에 관한 인식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사이트가 있는지도 몰랐다. 사이트가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를 알려야 한다’, ‘SNS 계정도 독자와 소통이 잘 안 된다. 이대학보에 관심도를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독자들한테서 잊혀지는 거 아니야?”, “이러다 이대학보 없어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절대 그럴 일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소통’. 흔히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학자 데니스 맥퀘일은 커뮤니케이션을 ‘발화자, 수신자 사이 의미의 주고받음’이라 정의한다. 신문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다. 다시 말해 신문은 독자와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소통의 힘은 신문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학보 구성원들은 이를 계속해서 인식해왔고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실제 크진 않지만, 힘이 되는 성과도 있었다. 지난 학기에는 배포 부수가 2000부 이상 증가했고, SNS 팔로워수도 늘었다. 학보 메이트도 생겨 독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독자에게 다가갈 길은 멀다. 신문은 독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학보를 설명해야하고 학보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발로 뛰어야 한다.

이제 내겐 1년이 주어졌다. 독자와 더 가까이하며 새로운 신문을 만들 기회. 함께할 사람들도 있다. 다음 이대학보는 지금과는 다른,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이대학보는 독자들의 따뜻한 응원과 냉철한 일침을 통해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앞서, 두려움도 앞서지만 기대감도 있다.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진 않았지만, 꾸준히 도전했고 성장했다.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훗날 이화인에게 이대학보가 친숙한 존재가 되는 날을 상상해본다. 종이신문을 읽든 손 안에 휴대전화로 보든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그 날을 말이다.

A : 너 오늘 이대학보 봤어?

B : 당연하지. 눈 뜨자마자 봤어.

C : 월요일마다 어떤 기사가 올라올지 기대돼!

A : 맞아. 학보 기자들한테 잘 봤다고 말해주자.

앞으로 만들어갈 이대학보가 독자들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길 바란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다시금 학보를 돌아봤을 때, 스스로 “그래. 잘했다”라는 말을 할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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