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 주 목요일은 대학 입시 결전의 날, 수능이다. 수능 며칠 전부터, 언론에서는 수능과 관련한 이슈를 보도하고, 새벽부터 고사장으로 입실하는 수험생들을 찍는다. 재밌거나 울컥하는 에피소드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수능 날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수도권 대학 입시 전형에서 수능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 전형의 비중은 25.6%. 약 70% 넘는 학생이 수능과 무관한 수시 전형으로 대학을 진학한다.

교육과 입시에서의 공정성은 우리 사회의 숙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교육부의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실태 조사’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고교 서열화 문제는 이에 반한다. 한편에서는 위 문제의 해결책으로 정시 비중 증가를 주장한다. 하지만 정시 전형을 확대하기에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수능 성적이 소득과 교육 수준, 즉 사회 계층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학계에 상당하다. 불평등 재생산이라는 것이다. 정시 전형 확대, 어떻게 생각하나.

 

 

이지수 (지교·16)

예비교사로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현 정부가 여론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공정과 공평이라는 양 추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이번에는 여론을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고.

수시든 정시든 완벽한 제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시에도 사실 많은 문제가 있다. 포트폴리오라는 것이 학생 집안의 경제력에 따라 번지르르하게 포장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시가 확실히 지방과 수도권 간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 따라서 현재 교육의 흐름에선 수시 비율 유지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고하늘 (사회·19)

정시를 일정 정도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수시'라는 기차를 놓치면 수험생들은 합격 가능성이 더 낮은 정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고교 수업 분위기는 수시 모집 기간이 끝나면 '놀자 판'이 된다. 수시가 정시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하기에 수시만 준비하는 학생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 시기가 끝난 후의 고교는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곳으로 느껴진다. 우선 수시와 정시가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면 고교의 분위기가 약간은 바뀌지 않을까.

 

 

 

 

 

이영진(소비자·16)

고교 서열화 문제의 해결책으로 정시 비중 증가가 제시되었으나 문제 해결에 큰 효과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학계의 연구 결과와 같이 수능 성적은 사회 계층과 큰 연관이 있다고 느낀다. 고액의 비용을 요구하는 학원이나 수준 높은 과외 등은 높은 소득 계층에서나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정시 비중 증가는 원인을 해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단순히 원인의 교체일 뿐 불평등 재생산이라는 이전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수능 제도 변경보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민송 (커미·16)

수시 제도를 유지는 하되 정시 비율을 늘리면, 조금 더 공정하게 입시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어느 정도의 학교생활도 고려할 수 있도록 내신 등 생활기록부 관련 최저기준이 있으면 어떨까 싶다. 또한 교육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공교육 확대(사교육 축소) 관련 방안도 계속해서 나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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