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이화문예상 수상작 전문 - 우수 당선작
제1회 이화문예상 수상작 전문 - 우수 당선작
  • 정리=배세정 기자, 임유나 기자
  • 승인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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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당선작 

통조림 장미(시)

-오덕미(심리·19)

 

나의 사랑이

이미 몇 년 지난 것으로 밝혀져

나는 끔찍이도 외로웠다

그리고 네가 떠올랐다

 

언젠가 내게

우리가 별에서 왔다는 비밀을 알려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를 미워하기는 힘들겠구나

 

내가 그리워하는 누군가는

이제 어린왕자가 지겹겠지만

어쩌면 금성에 이주해

정원을 가꾸고 있을지 몰라

 

너무 깨지기 쉬운 사람을 보면

비가 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렇게나 모아 둔 것들을

전부 태워버리고 싶게 만드는 그런 눈

 

철 지난 작품집과 화학 교과서

그리고 구겨진 오케스트라 악보들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사랑하지 않았고

슬퍼할 겨를 없이 지구는 공전했다

 

너는 코스모스를 꺾어 주었고

나는 눈물이 났다

잠기지 않는 창문과 

굴러가는 오렌지처럼

 

 

 

 

 

우수 당선작 

바다(시)

-배정현(국문·18)

 

파아란 유색의 비침이 

누군가에겐 어울리지 않는 사치의 상징으로

누군가에겐 매혹적인 이끌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그대의 빛깔

그 속엔 당신만이 아는 비밀을 품은 채로 오늘도 일렁인다   (바다의 생태 상징)

 

당신은 질투에 눈이 멀어 다른 이의 색을 자신의 것인 것 마냥

뽐내고 있으며, 아름다움을 삼킬 파도를 만들어낸다

당신은 진주를 삼켜도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하며

그저 어둠 속에서 별자리를 만들기에 바쁠 뿐이다.( 바다의 속성)

 

당신은 누군가들의 어미로, 

저 작은 방울들을 내뿜으며 하루하루를 사는 생명체들을 포용한다.

수많은 것들을 지휘하며 포란을 통해 잉태를 도우며

오랜 시간을 외로이 달려와 쓸쓸하고 지친 바람에게 친구가 되어준다.

바람이 내쉬는 거친 숨소리 못지않게 힘찬 목소리로 하모니를 만들며

그 소리는 저기 산등성이에서 휴식을 취하던 무리에게 위로가 된다.

 

항해를 하는 나의 아비에게 가끔은 짠물을 퍼붓기도 하며

귓가에 넘치도록 자장가를 불러주기도 하는 그대

비밀을 숨긴 당신의 낯빛은 여전히 푸른 생명의 빛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