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이화문예상, 시·소설 총 69편 응모
제1회 이화문예상, 시·소설 총 69편 응모
  • 정리=배세정 기자, 임유나 기자
  • 승인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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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1회 이화문예상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화문예상은 본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이대동창문인회가 주최한 문학 공모전이다. 이번 이화문예상 공모에는 소설 9편, 시(시조 포함) 60편이 응모됐다. 소설 작품 경향은 동성애였다. 9편 중 5편이 동성애를 다뤘다. 이정자 이대동창문인회장은 “글쓰기에 뜻을 두는 신세대 이화인을 발굴해 그 재능과 꿈을 격려하고 펼쳐 나가도록 하기 위해 이화문예상을 제정했다”며 “처음으로 재학생 문예상을 추진함으로써 재학생과 동창문인 선배들이 글을 통해 교류가 이뤄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화문예상은 앞으로도 1년에 한 번 진행될 예정이며, 제1회 이화문예상 시상식은 21일(목) 오후3시 총동창회관 806호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최우수작은 이수진(독문·15)씨의 「선인장의 마음」(소설), 우수작은 배정현(국문·18)씨의 「바다」(시)와 오덕미(심리·19)씨의 「통조림 장미」(시)가 선정됐다. 가작은 윤도연(국문·15)씨의 「人 조심」(시), 이다현(국문·19)씨의 「꿰매지 못한 발바닥」(시), 박서영(커미·17)씨의 「꽃」(시조), 류효정(영문·14)씨의 「하오 하오 好好」(소설), 김유송(국문·18)씨의 「참새를 잡았다」(소설)가 선정됐다. 

 

*2019 재학생 이화문예상 심사평

 

“참신한 발상과 이미지로 꽃 피우는 사색의 정원”

섬세한 감성은 작은 이미지로 직결된다. 들꽃은 작지만 그 향기로 벌과 나비를 부른다. 들꽃의 향기 같은 감성들이 사색의 정원을 준비한다. 이화문예상에 응모한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잔잔한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주목할 점은 응모자 이름과 학과 등이 제거된 가운데, 작품 자체만으로 블라인드 심사를 진행해서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이 확보된 문예상으로 기록되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예심을 통해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8편으로 압축되었다. 시부문에 「人조심」, 「통조림장미」, 「꿰매지 못한 발바닥」,  「바다」  등 4편, 시조부문에 「꽃」 1편, 소설부문에 「선인장의 마음」, 「하오하오, 好好」, 「참새를 잡았다」 등 3편, 총 8편으로 선정했다.  

시부문에 「人조심」은 존재적 자기자각을 통해 이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은유와 직서적(直敍的) 어법을 적절하게 차용하면서, 자아구현을 위한 하나의 자성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섬세한 언어는 아니지만, 시어와 시어 속에 감춘 속내가 나름 시의 맛을 감칠맛 나게 하는 시적 역량을 견지하고 있다. 「통조림 장미」는 제목부터 압권 중 압권이다. ‘언어를 잘 다룰 줄 아는 이의 제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자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탄산음료의 기포처럼 톡톡 터지는 여성 특유의 세련된 감각적 이미지들이 모여 상상력의 정원을 만들고 있다.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회복하려는 자아정체성을 차분한 시적 어조로 조응해내고 있다. 본심 진출작 중 가작(佳作)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독자적인 자기 미학을 갖추고 있다. 「꿰매지 못한 발바닥」은 시적 대상을 풀어나가는 자기만의 목소리가 매우 돋보였다. 시적 관찰력을 통해 발아시킨 시어로 고리와 고리를 연결해내듯 시적 이미지 전개가 물 흐르듯 유려했다. 시적 평정심을 잃지 않고 쏟아내는 어투가 매우 인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바다」는 장중한 내면의 목소리로 풀어내는 육화(肉化)된 시적 언어가 일정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제를 이끌어나가는 사유와 성찰의 깊이를 엿볼 수 있었으며, 이는 오랜 자기 수련을 통해 터득한 내공의 결과로 생성된 창조적 상상력의 산물로 보인다. 시조부문에 「꽃」은 전통적 정형시인 단시조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짧은 호흡 속에 삼라만상의 섭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시조의 묘미를 한껏 살리고 있는 가운데, ‘꽃’의 단상을 서정의 시적 안목으로 활짝 피워 올리고 있다. 소설부문에 「선인장의 마음」은 1인칭 시점을 통해 멕시코 ‘난봉옥 선인장’의 입장에서 기술된 매우 독특한 문체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깔끔하게 정제시킨 문장의 끈적끈적한 언어들은 선자로 하여금 마치 쫄깃쫄깃한 언어의 맛을 생생하게 감돌게 만들 듯, 근래 보기 드문 문학적 역량을 지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재학생 대상 이화문예상에서 미래 한국현대소설사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대어(大魚)를 발굴한 기쁨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오하오, 好好」는 플롯(Plot)과 스토리(Story)의 전개가 밋밋하지 않고 감칠맛 나는 산문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시우’와 ‘유월’이 중국을 5년 만에 찾아가는 등의 선명한 외적 이미지와 심리적인 양자 관계의 발전 양상을 통해 자기만의 포괄적 미학 또한 갖추고 있다. 「참새를 잡았다」 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외모지상주의’, ‘현실의 벽’ 등으로 설정된 암울한 삶을 그려내고 있다. ‘나’와 ‘언니’의 갈등 구조 속에서 선(善)과 악(惡) 의 충돌 후, 악의 캐릭터 부류인 ‘언니’가 잡은 참새를 죽이지 않고 날려 보내는 극적 효과마저 낳고 있다. 풍자적 사회 고발소설로 평가됐다.

이번 이화문예상은 참신한 발상과 이미지들로 가득한 잔치였다. 공석의 제한으로 아깝게 비선된 응모자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본심에 올려진 예비 작가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 김선주(소설가), 김소엽(시인), 김선진(시인), 김현숙(시인), 고은주(소설가), 정유지(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선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