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 위해서는 국가의 사람, 문화, 역사 모두 알아야

살면서 매일매일 가슴 두근거리는 날들은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지금이라고 말할 것 같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는 키가 큰 야자수들과 시원하게 뻗어진 고속도로와 함께한다. 나는 지금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온 지 50일쯤 되었고, 자카르타의 중심부에 있는 주 아세안대표부에서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 실습원으로 일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꿈은 ‘외교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 이였다. 입학하자마자 바로 외교관 후보자시험을 칠 것 같았던 나였는데, 이화에서 공부하다 보니, 공공외교와 국제개발협력학을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학부-대학원을 다니면서 5년 반 동안 공부를 해보니 내가 공부한 현장에 대한 목마름이 생겨 지난 1월 외교부에서 파견 보내는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대표부에서 주최한 DMZ전시회를 방문한 싱가폴 국제 학교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대표부에서 주최한 DMZ전시회를 방문한 싱가폴 국제 학교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먼저, 많은 벗들이 내년에 꼭 참여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살짝 재외공관 현장 실습원에 대해 설명을 해보자면 이 인턴십 프로그램은 외교부에서 매년 상·하반기 각 6개월 동안 세계 곳곳에 있는 재외공관에 우리나라 청년들을 파견 보내 다양한 공공외교 활동을 경험해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인도네시아, 미국, 스위스, 호주, 트리니다드토바고 등 30개국으로 파견 나갔다. 재외공관마다 정말 분위기가 다르고 나라별로 일이 다르기 때문에 파견국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보고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세안 사무국에서
아세안 사무국에서

 

긴 시간 동안 국제무대에서 일하고 싶었던 나에게 공관에서의 인턴 생활은 하루하루가 꿈같다. 일을 하는 모든 순간이 정말 소중하다. 같은 방을 쓰는 현지연구원들과 일하는 것부터가 외교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카르타는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아직도 부모님이 살고 계셔서 방학 때마다 자주 방문하기도 해 어쩌면 서울보다도 더 익숙한 곳이지만 아직도 알아가야 할 부분들이 정말 많다.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 

특히, 요즘 신남방정책과 더불어 아세안 국가들이 중요해지면서 우리 공관의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또 이런 중요한 순간에 내가 함께하고 있음에 더욱더 감사하다! 공공외교는 상대국,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해야 하는 외교라고 생각한다. 우리 입장에서만 좋다고 제안하고 실행해야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발맞추어 나아가고 싶은 국가들의 사람들, 문화, 역사, 특징을 더 공부하고 진행해야하는 것이라는 것을 더욱더 느낀다.

야자수와 파란 하늘
야자수와 파란 하늘
파란 하늘과 아세안 국가들의 국기들이 참 잘 어울린다.
파란 하늘과 아세안 국가들의 국기들이 참 잘 어울린다.

 

올해는 한-아세안 대화국 관계수립 30주년이다. 11월25~26일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열린다.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만큼,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냥 꿈만 꾸어왔던 현장에 파견 나와 있는 것이 사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순간인 만큼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해나갈 내 모습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