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부터 대처까지, 삼진아웃

얼마 전 한 대학교수의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교수는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부였다는 역사 왜곡 발언을 했다. 교수의 만행은 의문을 제기한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는 성희롱으로까지 이어졌다.

 

본 수업의 내용과 녹음본이 공개되며 며칠 동안 해당 교수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현재는 해당 강의는 중단된 상황이며 총학생회와 동문회에서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대책위원회에서는 배움을 위한 공간인 대학이 해당 교수의 발언으로 인해 폭력의 공간이 되었으며 학생들의 교육권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며 규탄했다. 학생명예훼손, 성희롱,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도 착수됐다.

 

논란이 커지고 학내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교수는 자신의 위안부 관련 발언은 학문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한 궁금하면 한번 해보라는 말은 학생에게 매춘을 권하는 말이 아닌, 조사를 권유하는 질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사안을 그저 학문적 자유를 인정하지 못하고 말을 잘못 해석한 학생들과 대중들의 잘못으로 돌리기에 급급했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이 여자가 피해를 주장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나로서는 직접 한 말도 없고, 의도하지도 않았다. 이를 바꿔 해석하고 모욕감을 느꼈다니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고 말하며 오히려 유감을 표했다.

 

역사의 피해자들에 대한 망언, 학생을 향한 성희롱, 그리고 사안의 심각성과 동떨어진 말도 안 되는 해명. 삼진아웃이다. 해당 교수에게서 반성의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분노하는 학생들,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공연한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피해 학생 및 대중들에게 그 경솔함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행동의 개선을 약속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이 논란을 듣는 사람의 오해로 돌리고, 여성이 피해를 주장하면 그 자체로 사실이 되는 사회에서 어찌 대처해야 하는가 반문하는 그. 한순간에 자신의 학생들과 대중들을 생략한 주어도 파악하지 못하는 바보들로, 별거 아닌 발언에 화를 내는 예민한 사람들도 만들었다.

 

적어도 강단 위 학생들 앞에서 수업하는 교수라면, 조금 더 자신이 한 말의 무게를 알길 바란다. 물론 말의 의도는 말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말조심하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라면 사려야 하고, 이미 뱉은 말이라면 반성해야 한다. 특히나 이번 사안처럼 많은 사람에게 논란이 된 말이라면 더욱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교수가 문제가 된 발언을 실제로 어떤 의도로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설사 매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불쾌함을 느꼈다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성희롱적인 언사에 대한 문제 상황을 성인지 감수성과의 차이, 예민함의 문제로 포장하고 넘어갈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상대방에게 불쾌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었다면 자신의 언행을 재고해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사실 논란이 된 표현들이 들어간 녹음 파일을 들었을 때 과연 조사를 권유하는 말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진짜 그런 의도로 한 말이었다면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현을 한 교수에게 말하고 싶다. 만약 본인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전해진 말이 있다면, 받아들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문제의식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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