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별 특성 고려한 전문화·세분화 추세

지금 원서창구를 드나드는 예비신입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소속과의 학회와 접하게 된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문적 요구와 이해를 담아내는 최소단위의 그릇이기도 한 학회가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에 따라 신입생의 왕성한 학습의욕을 지속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90년 한해동안의 학회활동을 돌아보고, 「진보적 학문사상의 요람」인 학회가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한다.

우선 개별학회의 상황을 점검해보면, 세분화·전문화 추세를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기존엔 사회과학학회로 칭해졌던 학회가 좀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 가면서 역사·철학·경제·여성·문학(소설) 학회 등으로 나누어졌고, 전문성을 담보하려는 시도는 주로 단대별 특성에 따라 이루어졌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자연대의 「과학철학학회」이다.

자연대의 「과학철학학회」는 「과학이 더이상 가치중립적 학문일 수만은 없다」는 반성으로부터 출발해 현재 전산과와 통계학과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핵문제와 과학기술의 종속화, 과학기술자들의 사회운동 등을 주요 쟁점으로 다루고 있다.

89년은 「과학철학학회」가 자리매김하는 단계에 그쳐, 실질적 활동이 전개된 것은 사실상 올해부터이며, 90학번이 중심이 되어 학회내용을 대자보 작업을 통해 표출시키기도 했다.

또한 가정대는 2차례의 가정대 학회 공동 M·T를 가졌는데 1학기엔 올바른 의·식·주 생활영위를 위한 생활문화운동을, 2학기엔 등록금인상과 한학기 학회의 평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시켜 가정대 학회생들이 공통의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가능 단대잔치는 과별 특성을 살린 학회성과물들이 나타난 계기가 되었다.

불문학과의 경우 「19,20세기 불문학에 나타난 여성상」을 주제로 심포지움형식의 학술발표회를 열었고, 의류직물학과는 「북한옷 바로알기」라는 학회연구발표회를 가졌으며, 가정관리학과는 「소비자피해구제에 관한 조사발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렇듯 학회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꾸준히 행해짐에도 불구하고 학회가 올바로 학생들 속에 자리잡지 못하는 이유는, 학생들 사이에서 학회가 바로 자신들의 공간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데 그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초 학회전담기구인 「학생자치교육위원회」(이하 학자교)가 지적한 학회의 전반적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학생들의 학문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커리큘럼과 간사의 역량부족, 교육지도체계의 협소 등이다.

구체적으로 한해의 학자교사업과 학회활동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층학회와 학자교와의 연계미비로 학자교와 과의 결합이 단대교육부 연석회의를 통한 보고형식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는 학자교가 현 학회의 실정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둘째, 학회간사들의 주체적 참여부족이다.

학자교가 시도해온 간사역량 강화를 위한 간사교육프로그램에 간사의 참여가 저조함으로써 학자교사업이 유명무실화되고 있으며, 간사협의회와 단대연석회의가 잘 운영되지 못해 학자교의 효율적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데 대한 대안으로 간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만한 과별 전문성을 강화시킨 교육프로그램의 계발을 들 수 있다.

또한 여성학회와 같이 단대별로 공통된 영역의 간사들은 정기적 모임을 갖게함으로써 좀더 심도깊은 토의를 거친 후 각과 학회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나아가 영역별 커리큘럼까지 제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자교위원장 황혜림양(생물·4)은 학회의 활성화를 위해 『지금까지와 같이 학자교와 학회의 연계가 하달식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연대속에 정보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학자교와 학회의 연합사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고학번 소모임으로 3·4학년생들의 역량을 유지시켜 1·2학년생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학생들의 학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학회와 학생들이 서로를 더이상 「소외」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학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공유로, 학회가 「상아탑」속의 공동체로서 공동의 이해속에 우뚝 서게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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