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공약 중간 점검] 37개 중 20개 이행, 2학기 수강신청시스템 개선 등 예정
[총장 공약 중간 점검] 37개 중 20개 이행, 2학기 수강신청시스템 개선 등 예정
  • 강지수 기자, 김수현 기자
  • 승인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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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강의·행정 부담 덜어내는 공약 이행, 모금 등 재정발전 분야는 이행률 낮아
김혜숙 총장이 2017년 선거 당시 내세웠던 공약을 바탕으로 이행률 정도를 파악한 표.

재작년 5월26일 제16대 총장으로 김혜숙 교수(철학과)가 당선됐다. 개교 이래 최초로 모든 구성원이 참여한 직선제 선거 결과였다. 김 총장은 교수, 직원, 학생, 동창 네 개 구성단위에서 과반의 득표율을 확보했고, 그중 학생들에게는 거의 ‘몰표’를 받아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그는 당시 소견서, 교수·학생·직원·동창 대상 정책 토론회 등을 통해 공약을 제시하며 임기 중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임기가 절반 이상 지나간 지금, 그 공약들은 얼마나 시행되고 있을까. 본지는 기획처, 교무처, 연구처 등 학교 각 부처와 총장 비서실에 문의해 재작년부터 현재까지 김 총장의 공약 이행 상황을 알아봤다. 공약은 본지 1541호(2017년 5월29일자) ‘김혜숙 총장의 새 이화···“이사회 개편, 평가제도 개선”’ 기사에 명시된 공약 바로미터를 참고해 ▲학내행정 ▲연구교육 ▲복지 ▲재정발전으로 분류했다.

 

△연구 중심 대학 만들기에 주력, ‘연구·교육’ 공약 10개 중 9개 시행

세부 공약 37개 중 20개가 이행됐고, 3개가 시행 검토 중이다. 이 중 5개는 실천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일정 부분 시행 중이나 확실히 이행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룬 공약 분야는 ‘연구·교육’으로, 세부 공약 10개 중 9개가 이행됐다. 해당 공약 발표 당시 김 총장은 교수의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 연구와 강의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 학생의 학업 부담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 밝힌 바 있다. ‘연구·교육’ 공약은 유연화 ▲교수 강의 행정 부담 완화 ▲불합리한 교수 평가 제도 재정비 ▲수강권 보장 ▲연구 인프라 확충 ▲학생 성적 평가로 나뉘어 시행됐다.

작년 교수 자율 평가를 새롭게 시행하며 학생 성적 평가가 유연화됐다. 교수 자율 평가는 교과목 담당 교수가 임의로 상대평가 혹은 절대평가를 결정하는 성적 평가 방식으로, 상대평가를 선택할 경우 교수가 등급별 범위까지 설정할 수 있다. 해당 제도 시행으로 현재 약 66%의 수업이 절대평가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상대평가 성적 비율을 확대한다는 공약은 자연스럽게 달성됐다. S/U(Success/Unsuccess) 과목 확대 공약에 대해서 교무처 학적팀은 “해당 공약에 대한 요청은 없었다”며 “하지만 교수 자율 평가 시행으로 기존 등급별로 평가하던 교과목을 S/U로 변경할 필요성이 감소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총장은 본교 연구, 교육환경 개선에 중점을 둬 교수의 강의·행정 부담을 덜기 위한 공약을 일정 부분 이행했다. 교수가 담당해야 하는 수업 시간인 책임 시수를 연 15학점에서 12학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교무처 수업지원팀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임용된 교원이 연간 6~12학점의 영어강의를 개설하게 하는 영어강의 의무제도도 개편됐다. 2017학년도 2학기부터 영어강의 의무연한을 10년으로 제한하는 제도가 신설돼 시행 중이다. 교원 직급 세분화 제도가 폐지됐다. 직급 세분화로 인해 재임용 기간 및 승진 심사 기간이 짧아지는 문제 때문이다. 이제는 신임 교원과 재임용 교원의 재임용 기간을 직급별로 남은 재직기간에 따라 설정하고 있다.

연구중심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도 성과를 냈다. 연구처 연구진흥팀에 따르면 김 총장 재직 이후 국제 학술지 영문 교열 건수 및 지원 금액이 꾸준히 증가해 교수 연구를 도왔다. 국제학술대회도 지원 기준이 완화돼 그 건수와 지원 금액이 늘었다. 2016년 479건이었던 학술지 영문 교열은 재작년 504건, 작년 523건이 됐다. 국제학술지 연구비는 2016년 1억 2826만 5천 원에서 작년 1억 3794만 4천 원으로 증가했다. 국제학술대회 참가 경비는 2016년 2988만 6천 원이었지만 작년 7303만 천 원으로 늘었다. 지원 건수도 27건에서 52건이 됐다. 전문 학술지 게재비 지원비의 경우 2016년 대비 작년 1.2% 상승했다.

본교 연구 업적의 질적 개선을 위해 지원사업이 시행되기도 했다. 미개척 분야에 대한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이화 선도 융합연구 지원사업’에 1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김 총장은 “본교가 가진 특화된 우수 연구 역량을 응집해 전 세계적 사회 변화와 산업 동향을 견인할 새로운 연구 분야 발굴과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교수 행정 보직 감축은 넘어야 할 산이다. 재작년 이후 각종 사업 및 연구비 수주로 보직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관련 업무와 연계한 겸직 등을 통해 교수 보직 인원이 보직 수 증가 대비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보직을 맡은 교수 개인의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2016년 4월 기준 보직 수는 456개, 보직 교원 수는 302명이었다. 작년 4월 기준 보직 수는 509개로 김 총장 재직 전보다 약 50개 늘어났으나 담당 보직 교원 수는 303명으로 한 명 증가했다.

 

△여러 정책 영향으로 재정 부담 생겨, 예산 운용 최우선 순위는 ‘교육 수준 유지’

높은 공약 이행률에도 재정 발전 분야의 ▲투명한 재정 공개 ▲구체적 모금 방안 ▲수익 사업 ▲국책 사업 공약의 이행률은 낮았다. 김 총장은 다양한 학사제도의 도입, 강사법 시행 등으로 인한 대학 행정의 부담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대학재정의 어려움 속에서 주52시간제 등 의무적인 각종 사회제도로 대학 행정 운영은 어려워지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본교는 국가장학금의 수혜를 지속시키기 위해 2009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등록금 수준을 동결 및 인하했으며, 정부의 입학금 폐지 정책에 따라 2018학년도부터 입학금을 16% 인하했고, 2022년까지 5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입학금 수준을 낮출 계획이다. 기획처 예산팀에 따르면 본교는 전체 예산 대비 등록금 의존율(51.7%, 2019학년도 예산 기준)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타 재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대외협력처에서 진행하는 모금이 해결책으로 떠올랐으나 이마저도 기업환경 변화에 따라 모금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본교는 적립금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소액기부 캠페인과 동창 네트워킹 강화를 했다. 예로 비즈니스 종사 이화 동문 리더 모임 ‘이화비즈’를 창립했다. 또 ‘이화사랑 소액기부 캠페인’을 진행해 올해 1학기 약 1400명이 동참했다. 본 캠페인은 월 1만 원으로 참여하는 소액 기부며, 20~40대 동문 비율이 전체 후원자 중 65%를 차지한다.

한편 김 총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본교는 교육의 질적 수준 유지를 예산 운용의 최우선 순위로 둔다”고 밝혔다.

 

△‘새 이화’를 위한 앞으로의 2년은

확실한 성과를 내진 않았지만 새롭게 시작했거나 남은 임기 중 시행이 예정된 공약도 있다. 대표적으로 ▲수강권 보장 ▲국제화에 따른 유학생 관리 ▲분권화 ▲학습환경 개선이다.

학생들의 수강권 보장을 위해 수강 대기 순번제와 수강 취소 지연제가 도입된다. 수강 취소 지연제는 올해 겨울 계절학기부터 시행 예정이며, 두 제도가 모두 적용되는 것은 내년 1학기부터다. 수강 대기 순번제는 수강 신청에 실패한 학생이 해당 교과목의 대기자 순번을 받아 수강 취소 발생 시 대기 순번 차례로 수강 신청을 하는 제도다. 수강 취소 지연제는 취소 여석이 생기는 시간과 수강 신청이 가능한 시간을 구분하는 제도다. 수강 취소로 인해 발생한 잔여석을 일정 시간에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교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함에 따라 이들의 소속감 및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학사 지원을 위한 학과 시스템(EAASIS)이 시행됐다. 유학생과 같은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 학기당 10회 이상 유학생의 학사 및 학과 활동을 도와준다. 또한 2020학년도부터 기존 입학처에서 선발하던 외국인 특별전형을 국제처로 이관한다. 이로써 국제처가 외국인 맞춤형 입학 정책을 수립하며, 입학, 학사관리, 졸업까지 유학생을 총괄해 관리하게 된다.

기획처 5개년 계획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단과대학 및 학부 분권화도 강화된다. 작년 10월부터 조형예술대학(조형대), 신산업융합대학(융합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커미) 등을 대상으로 분권화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1년간 시행되는 2차 시범운영은 조형대 등 단과대학이 신청했으며, 1차 운영과는 달리 재정 자립도를 주요 평가지표로 삼을 예정이다. 김 총장은 “1일부터 예산 승인 권한을 위임하는 분권화를 시작했다” 며 “분권화를 통해 행정 효율화를 이룰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습환경 개선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건물 로비나 자투리 공간을 학습 공간으로 탈바꿈한 인문대 루체테라운지, 사회대 애플라운지, ECC 내일라운지 등이 있다. 더불어 수업을 녹화할 수 있는 강사추적녹화강의실을 구축해 교수들이 수업을 녹화해 사이버캠퍼스에 올리는 경우가 늘어났다. 김 총장은 앞으로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학생과의 상호작용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플립드 러닝을 위한 능동학습강의실을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김 총장은 “새로운 미래를 기획하는 상상력과 사유가 크는 여성집단지성의 유서깊은 처소로 이화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