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과 강연「여성신학과 민중신학」

지난 16일(금) 오후7시 가정관319호에서는 기독교학과와 수도권지역 신학대학(총)학생회연합 주최로「여성신학과 민중신학」이라는 주제의 학술강연이 있었다.

기존 여성신학에 대한 민중신학의 몰이해와 무지를 청산하고「민중 중의 민중인 여성」을 고려한 한국 남녀 민중신학의 첫 작업이 된 김애영씨(한신대 강사)의 강연내용을 간추려 본다.

성서의 해방전승과 억압전승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민중신학과 여성신학은 각기 상이한 입장을 갖는다.

민중신학자들이 해방사건을 중심으로 짚어본 성서의「맥」은 출애굽사건과 예수의 십자가사건에 국한되며 민중신학에 있어 성서는 민중현실, 민중해방을 서술하고 해석하는 참고서로 기능한다.

여기서 성서는 해방의 근원적 텍스트라는 위치를 상실한다.

반면, 여성신학은 성서의 전승 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해왔으며 성서가 정치·사회적 평등과 교회에서의 평등을 위한 여성들의 권리주장을 저지하기 위해 동원되어 왔던 문제와 기나긴 투쟁을 해왔다.

그리하여 여성신학에서는「경전 안에 있는 경전」에 호소함으로써 여성해방의 진리를 추출해 내려고 시도한다.

즉, 역사적으로 한정된 가부장적 전승 (억압하는 전승이며 경전의 외피) 들과 해방하는 성서적 전승 (경전 속의 경전) 사이의 구별에 근거한 해석학을 전개하였던 것이다.

또한 여성신학은 여성해방론을 위한 성서적 근거로써 가부장제가 신구약 성서의 사회적 배경이 되어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통합되었지만, 신구약 성서 속에는 가부장제의 신성화를 비판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다는 예언자적 비판원리를 제시한다.

이제, 우리가 민중신학에서 여성을 얼마나 또 어떻게 고려하고 있는가를 고찰해본다면 민중신학이 여성문제를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성문제에 대한 미미한 언급조차도 여성신학적 전망에서부터 재검토되어야 한다.

몇몇 민중신학자들은 한국여성문제와 민족·민중의 문제가 서로 분리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는 어느 나라의 여성해방운동이건 강력한 계급투쟁과 사회변혁 그리고 민족해방운동과 결부해서 전개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밖에도 민중신학은 여성신학자들의 노작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반쪽 연구밖에 진행하지 못했다.

민중신학이 여성신학적 전망을 지녀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여성해방이 바로 남성 자신들의 해방과 직결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남성들은 여성신학을 여성들끼리의 아마추어적 여가선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가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그 전망에 의해 실천되는 인류구원에 관계된 실천적 학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민중신학은 반교리적 탈신학적 문제를 시정해야하며, 민중신학과 여성신학 모두 신학의 전반을 고려하기위해 전통신학과 계속적인 씨름으로 신학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여성신학은 민중을 비롯한 여성문제와 가부장제 문제가 사회·경제, 계급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신학적 조명을 시도해야 하며, 이것이 한국신학의 중심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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