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언어학자의 문맹 체류기

- 백승주 지음. 서울 : 은행나무, 2019

 

이 책에서 저자는 어떤 사회에서 순도 100퍼센트의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낭만하고는 거리가 먼 엄혹한 현실이지만 매일매일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새로운 디폴트 값을 찾아가는 일이 꽤나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상하이 하다’라는 동사를 몸소 체험한 일화나 가족과의 여행을 통해 ‘버스란 무엇인가’ 라는 심오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순간에는 재치 넘치는 언어학자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때 아시아 최대의 도살장이었다가 지금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바뀐 ‘라오창팡’을 헤매던 저자가 지중해 크레타의 미궁을 떠올리고, 로마를 거쳐 1933년의 상하이와 1948년 제주의 아픈 이야기를 담담히 전할 때는 마음속에 작은 파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언어가 안 통하는 이 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이주민들과 난민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는 말로 맺음 하는 이 책을 이화인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서고위치:  중앙도서관 [2층홀 금주의 책 / 3층 일반자료실 811.8 백682어]

중앙도서관 사서 박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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