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와 배움에 뜻을 두고 평생의 직업을 학문하는 사람으로 굳힌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대학원 진학을 생각해보디 마련이다.

이렇게 「한번쯤 염두에 두었던 곳」으로서의 대학원은, 고등학교 시절에 대학을 바라보듯이 뭐라고 딱 잘라 말할수는 없지만 막연한 신분상승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이 고등학교 때 상상하던 꿈과 낭만만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감당하기 힘든 고민이 따라야 하는 곳이듯, 대학원 역시 개개인 앞날의 탄탄대로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일 수만은 없다.

대학원에 대한 안이한 사고는 자연히 개인주의로 흘러 자기 전공 학문의 보수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연구방식에 있어서고 고립·분산성을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이와 함께 대학원내 교육형태가, 한명의 교수를 중심으로 한 「도제식 교육」이기 때문에 그 교수의 연구방법, 세계관을 닮아가버리는 것이 대학원내에서 학문활동의 진보성을 견지해 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회현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의 학문에서는 「학술운동」이라는 마링 무색할 정도로 학문에 대한 새로운 자기 정립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따. 이렇게 산재한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 대학원 학생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움직임은 미미하다.

「존재함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하긴 했지만 실상 본교에서 대학원 학생회가 조직된 학과는 사학과, 사회학과, 국문과,기독교학과등 4개과에 불과하다.

대학원 학생회 조직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학원생들의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하나이고, 교수와의 관계가 특히 중요시되는대학원의 성격때문에 학생의 조직화를 꺼리는 교수들과의 관계속에서 학생들이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피하게 되는 경향이 다른 하나이다.

시대적 상황에서 주어지는 지성이 긍정적 역할을 하느냐 부정적 역할을 하느냐 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역사적 소명과 민중적 요구에 충실한가에 달려있다.

대학원 학술운동의 위상정립도 이와 무관할 수 없다.

언제까지 대학원은 「개혁의 무풍지대」로 남아야 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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