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수)기정대 아령제로 시작된 이번 단대제는 단대성원의 요구와 이해를 살펴 단대특성에 맞는 문화·학술제를 개발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이제까지의 단대제와 별반차이없는 행사위주의 단편적 진행으로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문대, 자연대, 사범대, 간호대등 24일(월)부터 시작할 예정인 이번 단대제는 10월초의 연휴와 시험기간, 뒤이어 선거등의 바쁜 일정으로 예년에 비해 약 한달가량 앞당겨져 시작되었다.

먼저 시작한 가정대 아령제의 경우, 아령제 준비위원인 「한알」을 모집하는 등 이색적인 홍보작업을 폈지만 「굴레의 알을 깨고 나오는 횃불든 민족해방 여성전사」의 주제에 맞지않게 노래공연등 열림한마당에서의참여율은 저조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절반의 실패」의 작가 이경자씨의 초청강연 「딸, 아내, 어머니, 그리고 여성」 은 가정대생뿐만 아니라 국문과, 여성학과의 폭발적인 참여로 열띤 강연이 되기도 했다.

강연후 약 1백여명의 참석인들은 여성에게 가해지고 있는 현실의 부당한 차별·압력등을 주변의 사례를 통해 지적하고 함께 토론하는 진지함을 보였다.

한편, 인문대의 기린제는 「통일조국 하늘아래 해방연을 띄워보세」라는 주제로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타단대에 비해 과별행사라 여러가지인 점이 특징이다.

신방과는 계획하고 있고, 또 방송법개정에 관한 학술발표회를 가진다.

중문과는 최근 북방외교등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맞춰 중국어 노래경연대회, 중국생활관련 퀴즈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문대전체행사로 「모의 UN총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각과별 대표를 1명씩 뽑아 각국대표를 맡기고 중문과는 중국어로 영문과는 영어로 말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심을 모아 출연진과 관객모두가 총회후 남북한 UN가입에 대한 찬반을 투표할 예정이다.

인문대가 준비한 이번 행사는 자신이 기반하고 있는 과의 공통의 관심사와 특성을 반영, 단대의 공감대와 공동체감을 이루려 애쓴 예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범대는 전공과 관련 전교조에 대한 행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선생님, 사랑해요」등의 교육영화상영과 전교조노래패공연이 그 예인데, 단대제가 끝난 후 뽑는 으뜸 사범인의 기준은 무척 흥이롭다.

「1. 아이들에대해서는 무제한의 관심을 가진 사범인…4. 교수와의 두터운 교류로 수업을 휴강시킬수 있는 사범인…11. 대자보에서틀린 글자를 찾아낸 적이 있는 사범인…」등이다.

이번 가을단대제는 5월대동제가 놀이문화중심의 문화적행사를축으로 이루어지는데 비해 학술제중심으로 성격을 잡아나가고자 했으나, 이번역시전시회, 경연회, 영화상영등 기존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자연대 부학생회장 국일선양(생물·4)은 『짧은 준비 기간과 과주체들의 고민부족으로 학술제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못했습니다』라고 원인을 진단한다.

학술제는 주로 학회를 중심으로하여 그 성과물을 축적, 결과적으로 그간의 학회원들의 고민·연구 성과를 드러내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화내에서는 학술제중심의 단대제를 기획할 만큼의 학회풍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또한 문제점으로 남는다.

단대성원과 행사를 준비하는 주체가 분리, 과원들이 행사를 수동적위치에서 받아들이는 문제역시 심각하다.

이제 단대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단대제에 참여할수 있는 통로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까지의 단대제는 대다수 단대인들로부터 소외되어 과학생회 임원의 소수의 참여로 자족적인 행사에 머문 감이 없지 않다.

단대제는 동아리제와는 달리 각단대·과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 그속에서 학생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우도하고, 궁극적으로 학생회강화에 기여할수 있다.

단대성원의 이해·요구를 수렴해내어 단대별 형식을 개발, 단대제를 꾸릴때 건강한 단대내 문예풍토는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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