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불어불문 3) 『학술발표회? 왜 하는거야. 무얼 어떻게 하는건데?』 『난 자신없어. 실력이 될까?』라는 등등의 끝없는 의문과 희의속에서도 『어머, 나는 꼭 해보고 싶어』라는 몇몇의 긍정적인 외침을들 있었다.

그러한 조심스런 외침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 학술발표회팀 즉, 불어학회가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우리 불문학회는 기존 학회들이 몇번의 세미나만을 진행하고 그 성과물을 외화시켜내지 못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습강화와 심포지움형식의 발표를 목표로 설정하였다.

우리는 머리를 맞대며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19,20세기 불문학에 나타난 여성상」을 주제로 정했다.

「목로주점」의 제르베즈의 생활을 보면서 흥분했고 보봐르의 「아름다운 영상」의 로랑스를 보면서는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삶의 위기를 느꼈다.

마치 그 여성들의 파란만장하고도 고통스러웠던 일생을 우리의 것처럼 우리는 그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갈것처럼. 20세기 말을 걸어가는 우리들이 어떤 시대의 책을 접하던 간에 그녀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사고가 진부해서가 아니라 세월이 변해도 인간자체는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선택한 주제 「여성」이 절대로 혁신적이거나 파격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세월을 통해서 셀 수 없는 여성들의 울분, 감동, 동정 그리고 사랑의 대상이었던 그녀들의 우리로 하여금 우리들 자신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하였다.

다시 말해, 이번 학습을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현실에서 자각하지 못했던 억압과 착취의 굴레를 비로소 느낄수 있게 해주었고 그 굴레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욕을 불러 일으켰다.

유난히도 덥다는 말이 사람들의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고 에어-컨디션이 없어서 못팔았다는 여름에 우리는 아침부터 여름햇살의 따가움을 느끼며 헐레벌쩍 학교로 뛰어왔어야 했다.

다른 친구들은 산과들에서 보내는 여름 방학을 일주일에 서너번씩 학교에 나와 세미나를 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지치지 않는 인내를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다독여 주면서 1주 3회 세미나를 지켜냈다.

그 안에서 느꼈던 끈끈한 동지애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

또 하나, 이번 학회를 진행하면서 얻은 것은 교수님과의 학문적·인간적 교류이다.

학습을 하던 중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은 교수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곤 하였다.

그 시간들은 우리가 50분의 강의를 통해서 얻을 수 없던 신뢰와 친분을 형성해 주었다.

봄, 여름, 가을의 세 계절을 불문학회와 함께 보내고 맞으면서 우리는 이제 공동학습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10월22일이 되면 우리들의 땀은 구체적인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학회를 시작하던 초기에 자신없어 하고 불안해 하던 우리 학회원들은 몇개월의 지난한 모임속에서 얻은 공동체감, 새로운 인식, 교수님과의 학문적 교류등의 성과들을 바라보며 우리들의 시작을 자부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들의 시작이 이화내, 불문과내 학문토성에 작은 움직임이 되었다는 것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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