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개혁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지난 13일(목)~14일(금)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제 3회 학술단체연합 심포지움이 막을 내렸다.

이번 심포지움은 한국사회의 진보적 학술연구역량이 보여 준 사회주의권 개혁이해의 한국적 현주소이자「진정한 역사적 대안」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위한 현단계적 대응의 응집물로써 그 의의를 지닌다.

이글은 심포지움의 대단원이었던 제3부「사회주의개혁과 한반도」에 대한 종합토론을 취재·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사회주의권 개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것인가. 「주어진 현실」로서의 사회주의권 개혁의 파장이 어떤계기와 매개 고리를 통해서 남북한 국내구조와 남북관계에 침윤되고 있는가. 그리고 이 가운데서 민족민주운동진영이 민주주의와 통일의 실현을 위해서 풀어야 할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주제발표를 한 이종석씨(한국정치연구회 연구원)는 발제문을 통해 소련의 대 한반도 정책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진영테제의 폐기와 국제관계의 탈이데올로기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적사고와 일층 강화된 현실주의노선의 채택이며, 제법 쓸만한 경제적 파트너로 남한을 상정하는 변화된 소련의 제 3세계 발전관의 남한적용 모델인 중진자본주의론적 관점이 이를 매개한다.

」 다음으로 이씨는 사회주의권개혁이 남북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

첫째, 북한과 소련의 관계에 대해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논리와 배치되는 당의 영도적 역할, 당국가 일체화, 소유형태의 일원화와 시장의 제한적 이용의 원칙, 진영테제에 입각한 세계관을 고수하는 북한은 사회주의권 개혁이 진전되기 시작한 89년 하반기부터 소련과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한·소정상회담의 충격에도 불구, 여전히 군사적 부문에서의 전통적 유대관계는 정치·경제개혁압력 이상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북한이 한·소관계 급진전의 충격으로 결코 소련과의 관계를 단절·축소시키지는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의 변화가능성과 관련, 이씨는 민족민주운동(이하민민운)내의 북한연구동향에 대해 『북한사회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재속에서 언론·관변에 부유하는 속류적 이미지만을 가지고 「북한,변화할 것인가」라는 유행성 질문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회주의개혁과 연관된 북한연구의 핵심은 『북한의 작동논리가 과연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실현과 생산력발전을 담보하고 있는가를 내재적접근을 통해 규명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두번째, 남한정치지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씨는 『정치지배권력이 사회주의개혁을 「사회주의의 몰락 자본주의의 승리」라는 이데올로기 공세, 국내 독점자본의 사회주의권 진출, 한수관계의 진전을 통한 북한의 상대적 위축등 그들의 정권안정화와 국내진보적 동력의 약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반면 민민운세력은 주어진 현실변수로서의 개혁의 흐름을 거의 활용하지 못한채 정치권력의 일방적 독주 속에서 수세적 위치에 놓여왔다』고 지적했다.

세번째로 발표된 남북관계에 미치는 사회주의 개혁의 영향에 대해 발제자는 『개혁은 냉전구조 해소를 직접 요구하고 있어 남북한간의 군비축소, 긴장완화를 요구하는 평화화압력은 남한 민중의 통일 열망과 더불어 남북관계 진전에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최근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소련의 정책들-자국의 경제적 난관 수습에 급급한-이 보여주듯히 이익균형의 원칙을 벗어난 소련의 성급한 한반도 정책은 오히려 남북관계에 역효과를 낼수도 있음』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주체적 대응의 모색을 위한 방도로 이씨는 『국내민주화 운동의 경우 사회주의권개혁의 와중에서 외견상 입지가 강화된 독점자본에 대항해 그드르이 반동성을 폭로하고 민주적 제권리를 쟁취해가는 전략전술개발이 필요하다』말했으며, 『이를 포괄하는 통일운동과 자주화 운동은 반냉전의 흐름을 한반도 평화체제구축과 군비축소운동으로 연결시키는 동시에 이를 국내민중들의 생활상의 요구와 직접 연결시킬수 있는 정책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끝난후 벌어진 토론에서는 사회주의 개혁이 한반도 통일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었다.

이날 토론자로는 박호성교수(서강대·정외과), 김수행 교수(서울대·경제학과),김낙중씨(민족통일촉진회)가 참석하였고 진행은 안병욱교수(성신여대·철학과)가 맡았다.

집중토론되었던 문제들은 주로 교차승인의 시각차이, 흡수통합론의 가능성 여부,한반도를 둘러싼 미-소세력관계의 분석방법 등이었지만 토론의 결말은 일정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이났다.

이는 정치권력이 정권위기의 극복수단으로 고르바초프를 이용하고 있는 이시점에도 아직까지 개혁의 성격을 둘러싼 실천이 결여된 다양한 논의만 무성할뿐 사회주의권 개혁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분석이나 통일된 실천에 관한 논의는 거의 없었던 현재 민민운 세력의 수세적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제3회 학술단체연합심포지움은 현존사회주의권의 변화 과정, 특히 기본 추동력인 페레스트로이카의 사상이론적 혁신의 내용 및 그 현실적 의미를 추상적 수준에서가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총체적 시각에서 구체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데 커다란 의의를 지니며, 보다 중요한 문제로서「개혁」이 한반도의 남북관계및 남북한 각각에 불러일으킬 영향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민민운의 통일된 실천을 향한 진보적 학계의 첫작업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한편, 주최측인 학술단체협의회는 사회주의 개혁과 한반도에 대한 반쪽시야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족의 장래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기 위해 북녘학자들에게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학술 교류」를 제외, 빠른 시일내 성사 될 수 있도록 적극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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