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0일 오후5시 중강당에서 진행된 문소리 GV의 한 장면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5월30일 오후5시 중강당에서 진행된 문소리 GV의 한 장면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세요. 자기 마음대로 살아요. 여러분의 삶과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듣고 웃으시고 나중에 살다가 다시 생각날 때 ‘그땐 그랬지’라고 할 정도로만 들어주세요. 내 마음이 뭔지 잘 생각하는 게 중요하죠.”

 

5월30일 오후5시 대학원관 중강당에서 문소리 배우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는 이화그린영상제(EGMF∙Ewha Green Movie Festa)의 일환으로, 여성영화섹션의 주인공인 문 배우가 직접 본교를 방문해 영화뿐만 아니라 미리 받은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유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문 배우는 가치관에 걸맞게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유머러스한 모습과 진지한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대화는 이화그린영상제에서 상영한 ‘여배우는 오늘도’(2017)와 ‘군산:거위를 노래하다’(2018), ‘사과’(2008)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문 배우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여배우는 오늘도’(2017)는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며느리와 딸, 아내 그리고 배우까지 여러 역할을 해내는 그는 “나 자신을 잘 파악해 잘 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 나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거리를 두고 나를 바라보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앞으로의 삶에 지침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개인이 집단의 대표성을 가질 때의 딜레마를 묻는 질문에 문 배우는 “해외 시사회에 심사위원으로 갔을 때도 아시아 여성을 대표하는 것처럼 느껴져 힘들었다”며 “차라리 이런 규정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모습을 가지면 어떨까”라고 전했다.

 

미리 선별한 이화인의 질문에 대한 답도 이어졌다. 감독으로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를 묻는 말에 문 배우는 망설임 없이 “늘 1순위는 문소리다”라고 답하며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고 싶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영화에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나오고 있지만 기존의 남성들이 하던 캐릭터를 성별만 바꾸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대 여성의 삶을 담을 수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또 다른 삶을 사는 사람 중 하나라며 ‘자기 마음대로 살라’고 강조했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류하경(디자인·17)씨는 “연예인을 볼 기회라고만 생각했는데, 문소리 배우의 생각을 알게 된 것이 더 좋았다”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라고 했던 말이 한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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