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30일 오전10시30분 ECC 지하6층 쓰레기 집 5월30일 오전10시30분 ECC 지하6층 쓰레기 집 하장에 쓰레기가 분리배출 되지 않은 채 쌓여있다. 하장에 쓰레기가 분리배출 되지 않은 채 쌓여있다.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월30일 오전10시30분 ECC 지하6층 쓰레기 집 5월30일 오전10시30분 ECC 지하6층 쓰레기 집 하장에 쓰레기가 분리배출 되지 않은 채 쌓여있다. 하장에 쓰레기가 분리배출 되지 않은 채 쌓여있다.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최근 본교의 플라스틱을 포함한 쓰레기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환경 보호를 위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본지는 5일(수)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본교 쓰레기 배출 현황을 짚어보고, ‘풀뿌리 환경 운동’을 실천하는 학생들을 만나봤다.

 

△본교의 쓰레기 배출·처리 실태는

△교내 환경 보호 프로젝트···‘0텀블러’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까지

△학생들이 앞장서는 일상생활 속 환경 보호

 

△본교의 쓰레기 배출·처리 실태는

총무처 총무팀에 따르면, 본교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양은 하루 평균 6톤이다. 재활용을 위한 쓰레기 분리수거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흰 쓰레기봉투에 일반 쓰레기는 물론, 플라스틱, 종이, 병 등이 함께 담겨 쓰레기 집하장으로 바로 전달된다. 학교 곳곳에 비치된 분리수거함이 무용지물인 셈이다.

 

본교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는 외부 용역 업체 채홍규(58·남·경기 고양시) 소장은 “재활용 쓰레기를 팔아서 얻는 수익보다 쓰레기 분리수거에 필요한 인건비가 더 많이 든다”며 “요즘은 분리수거가 어려워 쓰레기를 다 파쇄해서 소각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ECC다. ECC 동관에서 오전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 오세숙(67·여·경기 고양시)씨에 따르면 하루에 ECC 동관에서만 100L 쓰레기봉투 약 50개가 나온다. 시험 기간에는 15~20개가 더 나온다. 5월30일 실제로 ECC의 모든 쓰레기가 모이는 ECC 지하 6층 주차장에 가보니, 오전에 나온 쓰레기봉투는 총 78개였다. 쓰레기를 트럭으로 싣고 가는 김윤식(72·남·서울 도봉구)씨는 “오늘은 쓰레기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채 소장에 따르면 하루에 ECC에서 나오는 쓰레기양은 1톤 트럭 2~3대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 쓰레기다. 오씨는 흰 봉투에 담긴 쓰레기의 절반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험 기간이 되면 ECC 열람실이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음료를 마시고 남은 플라스틱 컵이 쓰레기통을 넘쳐 쌓인다.

 

△교내 환경 보호 프로젝트···‘0텀블러’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까지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5월30일 오후5시 학생문화관 지하1층에서 0 텀블러 이용 한 사용자가 수거함에 텀블러를 반납하고 있다.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교내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교내 중앙환경동아리 이큐브(Ecube)와 SK텔레콤 0브랜드는 작년 11월 ‘0텀블러’ 환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학생문화관, 학관, 교육관에 위치한 생협에서 제공되는 0텀블러를 사용한 뒤 다시 반납함에 넣으면 된다. 텀블러를 매번 들고 다니며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학생들이 쉽게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0텀블러 프로젝트 실시 이후 일회용 컵 사용량은 695개 줄었다.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6주 차 누적 사용량이 2181개에 달했으며 95.1%의 높은 반납률을 기록했다.

 

이번 대동제에서 이큐브는 0텀블러와 함께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부스를 열어 텀블러, 스테인리스 빨대, 수저, 장바구니를 빌려줬다. 서대문구 협치 기후환경분과 주최로 진행된 이 활동은 서울시가 다회용기와 비용을 지원했다. 더불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 후 씻어 오면 흙을 담아 원하는 씨앗을 심어주거나 한 사람이 한 달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들어보고 무게를 맞추는 캠페인, 다회용 식기 판매 등 이벤트를 열었다.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에 참여한 김내리(호크마·19)씨는 “대여 서비스가 무료임에도 예상보다 훨씬 적은 인원이 참여했다”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생각보다 저조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배출하는 쓰레기의 무게를 들어보고 생각보다 무거운 포대에 놀라는 것을 보면 인식의 부재는 환경 문제에 대한 정보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앞장서는 일상생활 속 환경 보호

 

나리 06분반 2조에서 미세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활동 기간 동안 텀블러 를 활용하는 모습 제공=유현선(국제·18)
나리 06분반 2조에서 미세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활동 기간 동안 텀블러 를 활용하는 모습
제공=유현선(국제·18)

<나눔리더십>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 중 환경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조들도 볼 수 있다. 나눔리더십 6분반 2조인 ‘미세플라스틱 사라져조’는 환경에 유해한 미세플라스틱 제품 사용 지양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유현선(국제·18)씨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섭취하는 생수, 소금, 설탕 등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어 환경뿐만 아니라 건강도 해칠 수 있다”며 “평소에 경각심을 갖고 제도적으로 미세 플라스틱 발생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생하는 삶을 지지한다’는 주제로 활동한 <나눔리더십> 14분반 12조는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 활동인 ‘플라스틱프리’ 캠페인에 동참하고자 스테인리스 빨대 공동구매를 진행했고 134명이 참여했다. 조원들은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플라스틱 빨대 사용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 결과, 많은 사람이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공동구매를 통해 조금이나마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일 수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생태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격주로 모임을 갖는 학생들도 있다. 환경 소모임 ‘에코 인 어스(Eco In Us)’다. 이들은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The True Cost’(2015)를 함께 본 뒤, 생활방식을 바꾸게 됐다. 진명기(영문·19)씨는 영화를 통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실제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은 후 중고가게에서 옷을 구입하고 있다. 민예나(과교·14)씨는 생분해가 되는 물건만 사용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인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고 있다.

 

에코 인 어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학생과 학교 차원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들의 주요 관심 주제는 ‘에코 페미니즘’이다. 에코 페미니즘은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을 구조적으로 착취하는 것이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엄소정(호크마·19)씨는 “어렸을 때는 여성 혐오적 발언이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했지만 인지하고 난 후에는 더 조심하게 됐다”며 “환경도 같은 맥락에서 소비자가 자연을 어떻게 착취하고 다른 생물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이해하면 스스로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교 차원에서 주기적인 교육이나 규제가 필요하다”며 “환경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교내 폐기물 배출 방식이 환경에 유해하다는 지적에 대해 총무팀은 “폐기물 처리 업체와 협의해 교내 지상에 폐기물이 적치되지 않고 빠른 시간 내 수거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동제 기간 일부 쓰레기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다음 대동제 때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홍보와 현장 안내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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