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6시30분 ECC 삼성홀에서 열린 학내 대표 커뮤니티 ‘이화이언’에서 주관한 토크쇼 ‘오월드림’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23일 오후6시30분 ECC 삼성홀에서 열린 학내 대표 커뮤니티 ‘이화이언’에서 주관한 토크쇼 ‘오월드림’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23일 오후3시, ECC 삼성홀 앞에 학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후6시30분부터 진행되는 ‘이화이언 오월드림’(오월드림)을 보기 위해서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이화이언이 개최한 오월드림은 토크 콘서트와 공연을 이화인들에게 선물하고자 진행된 행사다. ‘이화 안의 더 큰 만남’이라는 가치를 오프라인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플래너리 이나리 대표, 스브스뉴스 이은재 PD의 강연과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씨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일하는 여자들의 멤버십 커뮤니티 헤이조이스(Hey Joyce!)의 이나리 대표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일하는 여자들의 멤버십 커뮤니티 헤이조이스(Hey Joyce!)의 이나리 대표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우리에게는 언니가 필요합니다’, 이나리 대표가 말하는 여성 연대

1부는 플래너리 이나리 대표가 ‘우리에게는 언니가 필요합니다’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막을 열었다. 이 대표는 본교 철학과 졸업생으로 제일이노베이션센터 센터장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센터장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기업 ‘플래너리’의 대표로, 일하는 여성들의 멤버십 커뮤니티 ‘헤이조이스(Hey Joyce!)’(heyjoyce.com)를 운영하고 있다. 헤이조이스는 여성회원으로만 이뤄져 있어 여러 가지 소식을 공유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커뮤니티다. 그는 현재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보여주며 이화에서의 생활이 그에게 준 영향부터 헤이조이스(Hey Joyce!)를 창업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까지 많은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여성 연대의 필요성을 느꼈고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커뮤니티가 이에 힘을 실어줄 것 같았어요.” 그는 헤이조이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여성 연대를 강조했다. 이 대표의 강연을 들은 김정하(국제사무·17)씨는 “강연을 들으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고 강연을 통해 배운 것이 많았다”며 “한 시간이 너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여기 계신 분들도 누군가의 딸, 여자친구, 아내, 며느리가 아닌 평생 자기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커리어를 이었으면 좋겠다”고 청중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며 1부 행사가 막을 내렸다. 

스브스뉴스 이은재 PD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스브스뉴스 이은재 PD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벗들의 사연과 함께하는재재벗 토크쇼

‘재재벗’으로 더 친숙하게 알려진 스브스 뉴스 이은재 PD가 2부 강연을 진행했다. 2부의 시작과 함께 더욱 커진 학생들의 함성소리는 이 PD의 인지도를 실감 나게 했다. 등장부터 작은 손짓 하나, 심지어는 물을 마시는 순간에도 학생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다. 본교 사학과를 졸업한 이 PD는 현재 스브스뉴스의 ‘문명특급’과 유튜브 채널 ‘해피아가리’ 컨텐츠를 제작한다.

그는 앞선 강연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2부를 이어갔다. 행사 시작 전 학생들이 보내준 53개의 사연 중 6개가 라디오 진행 방식으로 소개됐다. 이 PD는 사연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와 어울리는 노래를 들려줬다. 소개된 사연들은 각각 인간관계, 젠더이슈, 그리고 진로고민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진로고민은 학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현재 공과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전공 공부를 할 때보다 그림 그릴 때 훨씬 행복함을 느낀다는 사연, 삼수생이지만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아 사회에 조금 천천히 나가도 될지에 대한 고민이 소개됐다. 이에 이 PD는 영화 ‘캡틴마블(Captain Marvel)’( 2019)에 나온 ‘Higher, Further, Faster’라는 대사를 언급했다. 이어 “당장의 일년은 매우 긴 시간 같지만 지나고 보면 일분만큼 짧은 시간”이라며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르샤의 ‘삐리빠빠’(2010)에 맞춰 춤을 추며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김미래(교공·16)씨는 “요즘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 PD가 소개해준 사연과 멘트가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씨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씨 황보현 기자 bohyunhwang@ewhain.net

대동제에 이어 오월드림 행사까지, 학생들에게 힐링을 선사한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씨

“이 곡은 데이트 폭력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곡인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위로 받기를 바라요. 또 여성인권을 활발히 이야기하는 이화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첫 곡으로 선택했어요.” 지난주 대동제에서 무대를 선보이며 본교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씨가 ‘그래’(2017)를 부르며 3부를 시작했다.

첫 곡이 끝나자 객석에 있던 학생들은 다같이 안씨를 향해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이에 그는 “생일이 이틀이나 지났지만 기억하고 축하해줘서 고맙다”며 미소를 짓고 무대를 이어갔다. 그는 ‘홍연’(2016), ‘상사화’(2017), ‘유’(2018) 등 6개의 노래를 선보였다.

무대의 후반부에서 안씨가 컨디션 난조로 힘들어하며 거듭 “죄송하다”고 말하자 학생들은 “괜찮다”고 소리쳤고, 떼창을 하며 그를 돕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그는 6개의 노래를 모두 마친 뒤 앵콜곡을 선보였다. 안씨는 앵콜곡으로 최근 3·1운동 100주년 기념곡으로 발표한 ‘8호 감방의 노래’(2019)를 부르며 오월드림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행사에 참여한 강명주(문정·16)씨는 “이렇게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화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실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선배들이 사회에서 정말 잘하고 있고 우리를 이끌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든든했다”고 말했다. 

강씨 외에도 행사를 통해 힘을 얻고 위로를 받은 학생들이 있었다. 이수빈(커미·16)씨는 “섭외된 동문들과 공연 모두 멋졌다”며 “현재 휴학하고 인턴을 하고 있는데 이화가 정말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기대했던 것보다 오히려 더 큰 힘을 받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이화이언 운영진은 “행사에 온 벗들이 만족하고 돌아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며 “앞으로 오월드림이 이화 안의 더 큰 만남을 실현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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