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존의 교사중심 수업, 경쟁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자유학기제(중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학생참여형 수업을 하고 학생의 적성을 키울 수 있는 여러 체험 활동을 운영하는 교육과정), 혁신학교(창의적인 학습능력을 위해 시도되고 있는 자율학교) 등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혁신학교는 그 수가 점점 늘어 올해 3월 기준 전국에 1713개의 초·중·고 혁신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에 교육실습을 나간 사범대생에게 본지가 직접 그 후기를 들어봤다.

 

경기도 이천의 장호원중학교 교생 박수연(역교·16)

장호원중학교에 교육실습을 다녀왔다. 혁신학교는 1기, 2기, 3기로 적응 기간을 두는데, 내가 다녀온 중학교는 3기인 특성화 단계를 거치면서 학교 또는 지역마다 각각의 특색을 살려 학생에게 어떻게 초점을 맞출지 고민하고 있었다. 장원중학교는 지자체와 협동해 ‘학교의 생태계를 바꾸자’는 취지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장원중학교는 지역의 엘리트가 외부로 빠져나가서 지역 개발이 안 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지역의 역사를 교육 과정 속에 넣는 시도 등을 하고 있었다. 또한 민주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학급 자치 활동 시간을 넣어서 교사의 간섭 없이 학생들 스스로 학급의 규칙을 만들고 학급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또한 교사들이 매 학기 수업을 공개하며 수업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강서구 삼정중학교 교생 문정윤(역교·16)

혁신학교에서 인상 깊었던 점을 몇 가지 뽑자면 수평적인 교사의 구조와 학생들의 복지를 중요시하는 학교 분위기, 원활한 학생 자치다.

먼저 교장 선생님부터 시작하는 위계 구조를 타파하고 교직원들과 수평적인,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를 나누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교장 선생님이 학교의 생활복을 입고 다니는 등 예의는 갖추지만 허물뿐인 격식은 타파하려는 노력을 보여 초임교사부터 교장 선생님까지 격의 없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혁신학교의 키워드 중에 돌봄(복지)이 잘 이뤄지는 학교라는 점도 인상 깊었다. 재학생 중 일부는 부모님의 보살핌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이들처럼 학업에 온전한 신경을 쏟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들으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폭력이다’란 생각을 공유해 아이들이 학교에서만큼은 보호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학교에서 노력을 많이 했다. 

마지막으로는 학생 자치인데 혁신학교는 학교 행사 운영을 거의 전적으로 학생에게 맡겨서 체육대회, 구기대회, 수학여행, 단합대회, 축제 등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것도 학생이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혁신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다. 수업 시간에도 내용 지식을 배우기보단 자기 생각을 말하는 힘을 기르고, 상대의 말을 듣는 힘을 길러서 대화와 토론하는 것을 꾸준히 연습한다. 그래서 교과목 대부분이 물론 내용 지식을 가르쳐야 하는 과목도 있지만 그런 과목도 수업 시간의 일부만 내용을 전달하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끼리 토론을 통해서 이를 체득하고 계속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힘을 키워주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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