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과학, 바로서는 과학, 인간해방의 과학

「과학기술자」에 대하여 인간은 자연으로부터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높은 생산력을 얻기 위하여 끊임없는 노동을 해왔다.

이러한 노동과정에서 과학과 기술은 자연에 대한 객관적 지식체계로 생산력 발전을 위한 잠재적인 생산력으로써 그 분야가 확대되어 왔다.

근대까지만 해도 서로 분리된 영역으로 독립해 있었던 과학과 기술은 현대자본주의에 들어와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현단계에서 「과학기술자」란 과학기술 인텔리의 일원으로서 과학기술노동을 수행하는 자이다.

즉, 과학기술자는 자본을 위하여 과학적 지식의 적용·연구·교육에 종사하여 생산과정의 통제를 맡은 자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적 과학자들이 그들의 교육과정에서 물려받은 가장 중요한 지적 유산중의 하나는 「과학의 중립성」이란 것이다.

과학활동은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치배제적이다.

과학은 가치법칙을 연구하는 것이고 이 법칙은 발견자의 국적, 인종, 정치적 경향, 종교 또는 계층적 지위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과학을 선하게 혹은 악하게 이용할지라도 과학자로서는 이러한 이용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것이 과학의 중립성에 관한 사상인데, 우리는 그 본질을 밝혀야할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 사상을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임으로써 과학의 반사회적 이용에 상당히 기여했으며, 사회 제문제들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적 연구 성과물이 직접 생산력의 발전에 편입되는 사회에서 과학의 정치중립성이라는 부분은 다시 한번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과학의 편향적 연구는 분명히 지배계급의 이익과 평행되게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이 과학의 중립성이라는 생각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히틀러가 원폭 제작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자신들이 만든 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물리학자들에게 양심의 위기를 초래했다.

그들은 직업이 보장되면서 양심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물리학의 사용결과와 물리학 그 자체를 구분했어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활동은 군산복합체를 탄생시킴으로써 그것의 정치성을 필연적으로 드러내게 되었다.

자본가 계층은 국내산업의 이익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생산과정의 자동화와 합리화를 도모하고, 구미에 맞는 특정 분야의 연구를 가속화시킨다.

그러므로 과학자는 정치적 중립성의 허구에서 깨어나 사회속에서 그것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누구를 위해 복무하는 과학인가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할 것이다.

그랬을 때만이 민중에게 돌아온 과학의 해악을 제거하고 과학기술의 편재적 발전을 극복한, 진정한 생산력의 개발원으로써의 과학으로 인류의 발전된 모습을 예견하게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의 과학기술자의 역할 첫째, 자본축적의 역사적 과정에 따라 과학기술자들의 계급을 올바르게 규정하고 과학기술자들을 노동계급화해야 한다.

둘째, 과학기술자는 과학발전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압력을 스스로 깨닫고 주체적 역량에 맞는 정치사상이론을 확립한다.

세째, 과학기술자는 과학기술을 주체적으로 발달시켜야 한다.

네째, 과학기술자는 올바른 계급의식을 가진 과학기술자들의 양성에 주력한다.

과학기술자는 일반 생산직 노동자와 달리 오랜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과학기술자의 교육과정은 높은 수준의 기술과 이론을 필요로 하고 실험과 이론학습을 병행하게 되므로 교육과정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타 다른 내용에 관심을 갖기가 어렵다.

그리고 교육과정을 거친 과학기술자는 자신이 하는 연구활동의 내용에 따라 자신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연구를 하는지 망각하기 쉽다.

그러므로, 교육직에 복무하는 과학기술자는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함에 있어서 관념적인 권위의식이나 허위의식을 버리고 교육내용이나 교육자세에 있어서 건강한 노동자적 자세를 견지하는데 게을러서는 안된다.

과학기술자 운동의 실천과 방도 과학의 전통에는 과학연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진리를 위한 진리」라는 진리에 대한 사심없는 연구를 찬미함으로써 대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나, 이제 과학은 적극적으로 또 의식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계획에 협력하고, 장기적·단기적 견지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과학자 자신들의 연구를 조정하는 것이 그들의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몇몇 명망가들의 운동이 아니라, 모든 과학기술자의 대중운동으로 또 이러한 운동이 조직적인 운동으로 발전해 가야한다.

노조, 학생회, 동창회, 연구원협의회, 고급연구자들의 모임 등 사업장별, 직종별, 전공별, 학교별 각 수준에 맞는 조직을 건설하여 노동현장에서의 결합력을 드높이도록 해야한다.

또한 이러한 운동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단련하여 개인주의, 분파주의 등 소자산 계급이 갖고 있는 잘못된 사상을 현실운동속에서 타파해 나가며 과학기술자들의 전국적인 조직으로 성장해야 한다.

과학기술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현대의 노동 과정을 기술하고 분석하여 세계관의 발전에 기여하는 임무, 자립적 토대가 튼튼하고 비약적 발전을 담보할 올바른 과학기술정책을 연구·수립하는 임무, 그것들을 비전문가들에게 정확하게 선전하고 모순해결을 위한 실천을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임무 등을 조직적·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생산의 중요한 담당자로 떠오른 과학기술자의 전국적인 조직건설과 과학기술자들의 힘의 증대는 육체·정신노동자로 양분되어 가는 현재의 노동자층을, 전체 노동계급을 단결·통일하는 핵심적인 고리이며,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자만이 할 수 있는 특수한 임무들을 차근차근 수행하여 나감과 동시에 전체 변혁운동의 보편적인 임무를 방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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