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는 메리 F. 스크랜튼 선생님이 가난하거나 버려진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고 양육하던 것에서 시작됐다. 지금의 이화는 많은 성장을 이루었고 그 때와는 다른 모습을 띄게 되었다. 더 이상 학교가 배 곪고 힘든 아이들을 찾으러 다니지 않으며 학생들의 끼니와 주거는 개인의 책임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책임이 과연 학생들 혼자서 온전히 감당할 만한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학생들의 ?식사 해결?은 누구나 직면하는 매일의 문제다. 그렇기에 식사를 하는데 있어서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혹은 어떤 고민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재학생 약 105명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하루 동안 자신이 필요한 영양성분을 적절히 섭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한 비율이 66%였으며 그 이유로는 ‘시간 부족, 종류 부족, 경제적 부담’의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재학생 A씨는 “학교에서 학생의 식사권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학식을 개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식단 개선을 위해 학교에 바라는 점으로 ‘학식 개선’이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하였다. 

위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학내의 질 좋고 저렴한 식사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식사 해결에 있어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학교가 이러한 책임을 분담했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줄곧 ‘학생의 식사권 보장’을 요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숙사 식당의 유동적이지 못한 시간 배정은 학생의 수업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이른 아침 수업 후 식사를 해결할 곳이 없어 편의점에서 해결하거나, 어쩔 수 없이 거르는 학생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생활관 학생식당을 보완 후 새로 개장하였음에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은 점을 보아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식사권 보장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권’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이화’라는 사회에 속에 있는 학생들이 그 책임과 권리를 다하기 위해 필요한 복지의 문제다. 복지는 소수의 집단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그 책임 또한 학교 전체 구성원에게 있으며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내 교직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사회와 학생이 달라졌다고 해서 스크랜튼 선생님과 이화학당이 오롯이 학습만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도왔던 그 믿음과 노력을, 학교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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