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조채린 조교
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조채린 조교

최근 본교에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구성원들의 불만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 관광객의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해 경비실에 들어오는 신고는 하루 약 20건이다. 13~17일 본지는 교내 방문 관광객을 직접 만나 그들의 국적, 나이, 방문하게 된 경로 등을 알아봤다.

본지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교에 방문하는 관광객 5명 중 1명(20.3%)은 태국인이다. 대만에서 온 관광객은 17.3%로, 두 번째로 많았다.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온 관광객은 각 12.8%로 함께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관광객의 국적은 홍콩(15명), 싱가포르(6명), 필리핀(5명), 캐나다(4명), 러시아(3명), 베트남(3명), 인도네시아(3명), 브라질(2명), 독일(1명), 프랑스(1명) 등 다양했다.

본교에 방문한 관광객이 이화여대를 알게 된 경로에 대해서는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된 사진을 통해 ▲유튜브 브이로그를 통해 ▲페이스북, 구글, 바이두 등 SNS를 통해 ▲친구, 지인의 추천으로 ▲지도 혹은 지하철 모바일 앱을 통해라는 답변을 얻었다.

설문 조사는 13일~17일 4일간 진행됐으며, 기자는 정문과 ECC 주변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인 오전12시~오후5시에 무작위로 본교를 찾은 관광객 133명에게 국적을 물었다. 국적을 묻기 전, 반드시 관광객인지 질문해 외국인 교환학생·유학생 혹은 외부 강사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많은 관광객의 국적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 대상자는 일행 당 한 명으로 한정했다. 국적을 묻는 질문 외에도 본교를 알게 된 경로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개별 국가를 문화권으로 분류하면, 중화권(중국·대만·홍콩·마카오) 관광객은 42.9%, 동남아권(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관광객은 45.9%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 중화권 관광객보다 더 많았다. 대부분 관광객이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교내 구성원의 인식과 다른 결과다.

앞선 설문 조사 결과처럼 최근에는 태국에서 온 관광객이 실제로 많다. 관광객 통역 안내원 신연경씨는 “학교 앞 관광 안내 직원 가방에선 영어나 중국어 지도만큼 태국어 지도도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별로 다르긴 하지만 요즘에는 일본이나 태국에서 온 관광객이 많다”며 “최근 들어 중국인 관광객은 많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본교 중국인 유학생들은 대다수 관광객이 중국인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공윤나(Kong Yu Jie·커미·15)씨는 “현재 본교 방문객 중 중국인은 거의 없다”며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건 이후의 ‘금한(禁韓)령’ 정책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공씨는 “학생들이 대다수 관광객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금한령 이전의 경험 때문인 것 같다” 고 덧붙였다.

김정구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우려를 표한다. 김 교수는 “관광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인종 혹은 국적에 대한 고정관념과 무관하지 않다”며 “관광객들의 부적절한 행동과 별개로 그것이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시선, 심지어 혐오 발언으로 이어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관광객의 출입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규정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함께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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