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양의사, 때아닌 역사논쟁
국내 최초 양의사, 때아닌 역사논쟁
  • 김수현 기자, 이화선 기자
  • 승인 2019.0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려대(고대) 의료원이 이화학당과 보구녀관 출신 박에스더를 고대 의료원의 역사 홍보 자료에 포함해 왔음이 최근 학내에 알려졌다. 고대 의료원은 박에스더를 고대가 배출한 인재라고 홍보하지는 않았지만, 그 역사의 태동기 및 의료원에 중요한 영향을 준 인물 등으로 기록해왔다.

고대 의료원이 박에스더를 홍보하는 이유에는 로제타 셔우드 홀(로제타 홀·Rosetta Sherwood Hall)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로제타 홀은 보구녀관에서 박에스더를 교육했고, 이후 고대 의료원이 전신으로 내세우는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했다. 고대 의료원의 전신을 설립한 로제타 홀이 박에스더를 교육한 사실이 있기에 박에스더와 고대 의료원의 연관성이 있는 듯 보인다. 실제로 작년 3월16일 고대 의료원은 박에스더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글을 올리며, 박에스더를 고대 의료원의 전신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세운 로제타 홀과 진료한 의사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박에스더는 이화학당의 네 번째로 입학한 학생으로 보구녀관에서 교육받았으며, 미국 볼티모어 여자의과대학(Woman’s Medical College of Baltimore)에서 학위를 받은 후 국내 최초 여의사가 됐다. 조선여자의학강습소는 1928년 설립됐지만, 박에스더는 18년 전인 1910년 사망했기에 고대 의료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재학생 류하경(디자인·17)씨는 “고대 의료원이 홍보하는 박에스더의 내용이 엄밀히 따지면 역사적으로 틀리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독자로 하여금 한국 여성 의학의 역사를 고대 의료원의 역사인 것처럼 읽히게 하는 것이 문제”라며 “넓게 보면 한국 여성 의학의 역사지만, 직접적인 관계를 살펴보면 박에스더는 이화의 역사이기에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대 의료원이 전신이라 주장하는 조선여자의학강습소와 실질적인 고대 의료원의 전신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간 연관성에 대한 논쟁이 존재해, 조선여자의학강습소가 사실은 이화의 의료 역사에 이어진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