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된 카드리더기도 무용지물, 관광객 수업 공간 침입 대응 필요
설치된 카드리더기도 무용지물, 관광객 수업 공간 침입 대응 필요
  • 장서윤 기자
  • 승인 2019.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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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2시경 촬영한 ECC전경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10일 오후2시경 촬영한 ECC전경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총학생회 인에이블(Enable)은 정기 협의체 약속 이후 생활·환경 협의체에서 학내 상업화를 막기 위한 관광객 쿼터제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관광객 쿼터제는 하루 동안 교내에 방문할 수 있는 관광객의 인원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한편, 총학 홈페이지(blog.naver.com/enable2019)에 올라와 있는 ‘이화인 요구안 해설서’에 따르면 관광객의 무분별한 수업 공간 출입에 대해 총무처 총무팀은 지난 협의체에서 ‘수업 공간인 ECC B1~B3층 차단’, ‘ECC 2번 출구와 같이 출입 카드리더기 추가 설치’, ‘순찰 강화를 통한 관광객 퇴실 조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본지는 학부생으로 구성된 패널단에게 ‘관광객 방문에 대응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는 8일~10일 진행됐으며 103명 중 36명이 답했다. 설문 결과 ‘카드리더기 설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응답자 58.3%가 ‘ECC B1~B3층 차단’과 ‘입장료 징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본지는 현재 제안된 관광객 대응 방안이 실행 가능한지 파헤쳐봤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관광객 대응 효과는

학교 측은 관광객의 수업 공간 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문을 설치했다. 현재 수업 공간이 있는 건물의 외부 출입구에는 외부인 통제 안내문이 있으며, ECC 수업 공간과 연결된 통로에는 외부인 통제 안내 표지판 25개가 설치돼있다. 그러나 안내문은 외부인의 수업 공간 침입에 대해 경고하는 역할만 할 뿐 실질적으로 관광객을 막지 못한다. 윤지혜(소비·16)씨는 “안내판을 설치했는데도 계속 관광객이 수업 장소를 침해하는 일이 일어난다”며 “경비원을 좀 더 확충하거나 학교 측에서 사전에 승인해준 가이드를 통해서만 관광객을 받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무팀은 지난 협의체에서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구멍이 많다. 열람실이 있는 ECC 2번 출구 경비원의 임무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에 관광객이 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하지만 경비원의 근무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열람실 운영 시간이 오전 6시~밤 10시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8시간의 공백이 생긴다. ECC 2번 출구에 서 있는 환승원 경비원은 “경비원이 있으면 관광객이 멈칫하고 나가지만 경비원이 없으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는 경비원이 없을 때 주로 일어나기 때문에 학교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드리더기 확대하면 관광객 수업 공간 침해 줄어들까

현재 교내 카드리더기는 ECC 출입구 12개 중 두 곳에 설치돼있다. 이중 1번 출구 카드리더기는 평일 오전 7시~오후 6시에 카드 없이 출입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외부인 출입은 3번, 4번 출구로만 가능하지만, 2번 출구를 제외한 11개의 출구로 관광객이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 이원정(서양화·16)씨는 “카드리더기는 ECC 2번 출구에도 있으나 워낙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어 우르르 들어가면 학생과 관광객을 구별하지 못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환 경비원은 또한 “카드리더기가 있어도 학생들이 들어올 때 관광객이 따라 들어와 100%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총무처 총무팀은 “수업 공간이 있는 모든 출입구에 카드리더기를 설치하는 건 재학생 외 구성원이 겪어야 할 불편함이 있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 및 고시 준비 졸업생, 모교 방문 동창생, 외부 강사, 학점 교류생, 납품업체 직원, ECC 상업 시설 관련 외부인 등이 학교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완전한 출입 통제가 힘들다면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받자는 학생 여론도 있었다. 패널단 58.3%는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걷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지원(사회·15)씨는 “입장료를 받아도 오히려 관광객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예약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광객에게 예약을 받고 신분증을 맡기도록 한 다음 정해진 인원만 관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패널단 주관식 답변 중 “현실적으로 입장료를 걷거나 신분증 검사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입장료를 받는 것은 학교를 오히려 더 상업화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총무팀은 현재 관광객 출입 원천 차단 방안에 대해 새로운 결정을 하고 있지 않다. ‘대학의 사회적 개방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에 따른 부담’, ‘본교에 용무가 있는 외부인과 관광객을 명확히 구분해 통제하는 기술적 어려움’ 등이 이유였다. 총무팀은 관광객 쿼터제 신설, 입장료 징수, 신분증 검사 등 대응을 고려하고 있으나 “실제 제도 시행에 수반되는 문제와 불편함에 대해 구성원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