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운동’을 들어봤는가. 이는 등록금 투쟁(등투)을 일컫는 말이다.

개나리가 필 때 등투를 시작하고 꽃이 질 때 사그러든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등투가 그동안 일회성에 그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이화의 등투는 이 말과 다르게 펼쳐지고 있다.

‘흐지부지’ 끝날 것 같던 등투는 12일(수) 김경희 총학생회장의 삭발로 새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뒷짐 지던 ‘일반’ 이화인들까지 예전과 다른 태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학교의 묵묵부답과 등록금 문제를 비판하고 있고 총학생회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번 총학생회장의 삭발은 무성의로 일관하던 학교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등록금 관련 회의는 4월28일(수) 회의까지 7차라는 횟수가 무색하게 이렇다 할 가시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화인의 요구를 릴레이 하루단식·복지요구안 등을 통해 학교에 전했지만 학교는 여전히 “노력하겠다”고만 답할 뿐 그 ‘노력’의 성과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등록금 관련 회의를 계속하는 것은 이화인의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이라는 학교의 말 역시 진심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귀기울이는 것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충분히·최대한 수렴’이란 모호한 표현만 반복하는 학교의 형식적 등록금 회의에 학생들은 이제 질렸다.

학기가 끝나가는 지금, 학교는 회의만 질질 끌지말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생산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

총학이 외치는 대로 등록금 동결을 하던지 “오른만큼 나아진게 없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8% 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공개하던지 양측 모두 수렴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개편된 학교 홈페이지는 이화가 새롭게 변하고 있다는걸 보여준다.

그러나 등록금 문제만은 몇년 전과 변함없이 멈춰있는 듯 하다.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절실한 문제”라는 총학생회장의 말처럼 절실한 등투는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드는 개나리 운동이 될 수 없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정성껏’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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