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등 등록금 인상분 환불…충분한 논의로 타협점 찾아

‘연례 행사’가 돼 버린지 오래인 등록금 투쟁. 올해에는 릴레이 단식·본관 앞에서 도시락 먹기 등 비교적 다양한 방법으로 장기간 진행됐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전국 많은 대학에서 등록금과 관련해 학교­학생간 타협점을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현재 우리 학교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없을까. 원광대는 3월9일(화) 총궐기를 시작으로 약 2천명이 모인 본관 앞 집회 등 활발한 등록금 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재학생은 6.95% 인상분을 돌려 받았고 04학번부터는 입학할 당시 납부한 등록금과 같은 금액을 졸업할 때까지 내는 ‘등록금 예고제’가 적용돼 실질적으로 등록금 동결이 현실화 됐다.

이에 대해 원광대 총학생회 서상원 사무국장은 “등록금 투쟁 운동이 개강 후까지 지속된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라며 “등록금 동결은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등록금 인상율이 9.5%에서 6.5%로 하향 조정된 연세대는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총 15회에 걸쳐 학교­학생 간담회가 이뤄졌으며 협상이 타결된 1일(토) 바로 전인 4월 마지막 주에는 총 2~3회의 간담회가 있었다.

이처럼 여러 번의 협상을 통해 등록금 인상율 하향 조정은 물론 총장선출연구위원회(가칭)에 학생 대표의 참여를 보장받게 됐다.

등록금 인상분의 환불 규모가 가장 큰 세종대는 1학기 등록금의 7.1% 인상분과 이자를 합친 금액만큼 2학기 등록금에서 제외시키기로 합의했으며 단국대는 8.9%에 달하는 인상율을 최종 3%로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 중앙대도 8%로 결정했던 이번 학기 등록금 인상률을 6.2%로 내려 그 차액을 학생들 계좌로 입금해줄 예정이다.

한편 숭실대는 총학생회가 직접 지로 용지를 제작해 개강 전 전체 학생들에게 등록금 투쟁 안내문과 함께 발송하는 등 은행 계좌만 개설했던 기존 민주 납부 운동 방식에 공신력과 창의성을 더했다.

숭실대 총학생회 이동익 사무국장은 “계좌만 개설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며 “공신력 있는 금융 기관을 이용해 지로 용지를 만들었다”고 운동의 의의를 밝혔다.

민주 납부 운동으로 학교에 등록하지 못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총학생회·학교 간 협상을 통해 제적 처리가 되지 않는 등 이미 구제책이 마련된 상태고 학비가 없어 제적 위기에 몰린 학생을 위해 등록 기한도 연기됐다.

숙명여대·경상대도 이와 비슷한 납부 거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등록금 투쟁에서 타협점을 찾은 다른 학교들의 밑바탕에는 충분한 논의가 오갈 수 있는 많은 협상 자리와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가 있었다.

따라서 학생회는 물리적·폭력적인 방법은 지양하고 많은 이화인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 방식을 모색해야 하며 학교는 ‘학교의 중심은 학생’이란 사실을 인지, 개방된 자세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하루 빨리 민주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화인의 등록금 투쟁 운동이 이번에는 해마다 거치는 ‘관행’이 아닌 그들의 권리를 학교에 당당히 요구하고 받아들여질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