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말.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신을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자신을 비난하고 구박한다.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말 못 할 고민이 있거나, 정말 지치고 힘든 날, 일기는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일기를 쓰다가 문득 그 많은 일기 중에서 나 자신을 칭찬해주거나 응원하고 격려하는 내용보다는 타박하고 자책하는 내용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가 이렇게나 못나고 부족한 사람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충분히 멋있는 사람이고 많은 장점이 있다. 그런데 왜 나는 그동안 나를 나무라고만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항상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교할 대상을 찾고, 어디가 부족한지, 무엇이 부족한지 계속 생각하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얼마 전 책을 읽다가 ‘세상은 쉼 없이 우리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정답지’를 제공하고 우리는 그것을 소중한 가보라도 되는 듯이 마음속 깊은 곳에 보관한다.’라는 문장을 봤다. 우리가 스스로 비난하고 책망하는 것도 세상이 만들어 놓은 정답과 기준 때문인 것 같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면 ‘부족함’을 생각할 수도 느낄 수도 없지만 우리는 사회로부터 ‘부족함’을 배웠고 끊임없이 부족한 점을 찾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정답지를 기준으로 삼고, 정답지에 어긋나면 마치 우리가 실패자라도 된 것처럼 그 정답에 나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이런 행동은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일이 아니라 불행해지는 일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함이 아니라 자기 비난으로만 이어진다면 우리는 결국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된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정해놓은 것들에 맞춰서 살려고 발버둥 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그냥 우리의 속도로 가면 된다. 우리는 모두가 소중하며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오늘도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후회하고 자신을 나무라고만 있다면, 그러지 말고 오늘도 수고한 나를 격려했으면 좋겠다. 우리 자신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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