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술의 상생을 고민하다, 인문테크놀로지 전공
인간과 기술의 상생을 고민하다, 인문테크놀로지 전공
  • 강지수 기자
  • 승인 2019.0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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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테크놀로지 융합전공

 

인문테크놀로지 전공의 '인공지능과자연어처리'를 강의하는 김동성 교수. 위 수업은 통계적으로 가장 적절한 모델을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에 대한 개론 수업이다. 김 교수는 21일 오후12시30분 수업에서 하나의 공통된 조어(祖語)에서 파생됐다고 추정되는 언어들의 통칭인 ‘어족’(language family) 개념을 소개하고, 어족 간 기계 번역의 장벽을 극복해 나가는 구글(Google) 기업을 인공지능 적용 기업의 사례로 설명했다.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인문테크놀로지 전공의 '인공지능과자연어처리'를 강의하는 김동성 교수. 위 수업은 통계적으로 가장 적절한 모델을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에 대한 개론 수업이다. 김 교수는 21일 오후12시30분 수업에서 하나의 공통된 조어(祖語)에서 파생됐다고 추정되는 언어들의 통칭인 ‘어족’(language family) 개념을 소개하고, 어족 간 기계 번역의 장벽을 극복해 나가는 구글(Google) 기업을 인공지능 적용 기업의 사례로 설명했다.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첨단 기술의 윤리적 딜레마 해결을 이끌고 싶다면

인문테크놀로지(인문테크) 전공은 인문학적 사고를 기술공학의 영역으로 확장·적용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른다. 인문학에 바탕을 둔 과학기술 교육은 궁극적으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이끈다.

본 전공의 개설 과목에는 전공필수 과목 1개를 포함한 15개 이상의 전공 교과목이 있다. <빅데이터시대와인문학>, <디지털인문학과데이터사이언스>, <포스트휴먼사회와문학> 등 인문학적 감수성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능력을 기르는 미래 지향적 교과목이 열린다.

인문테크 복수전공생 김가연(융콘·16)씨는 “기술 발전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인문학적 시각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주행 자동차를 해당 문제의 예로 들 수 있다. 보행자가 차 앞에 있을 때 보행자와 사고를 낼지, 전봇대를 치고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힐지와 같은 윤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전공생도 있다. 4학기째 복수전공 과정 이수 중인 이지안(철학·15)씨는 “코딩에 관심이 있었지만 컴퓨터 공학 전공을 이수하기에는 부담이 있어 융합전공 트랙을 선택하게 됐다”며 “전공생이 적어 수업마다 교수와의 1대1 면담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면담 중 교수 추천으로 기업체 인턴십의 기회도 잡았다.

인문테크분과 특임교수 김동성 교수는 “현재 인문대 학생 뿐 아니라 다양한 단대 학생들이 해당 전공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며 “더 높은 수준의 융합 인재를 양성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수업 속으로 : <인공지능과자연어처리>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으로, 모든 산업군의 발전 기반으로 주목받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은 여러 직업군을 교체하기도, 새로운 직업군을 생성하기도 한다. 구글의 번역 기술이 인간의 번역 기술에 근접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인문학자들은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인공지능 개발의 최종 목적지는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모순적이지만 인문학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인공지능도 사실은 인문학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인문학자들에게 커다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언어와 인공지능의 언어 처리 방식을 동시에 탐구하는 수업이 있다. 21일 김 교수의 인문테크 개설전공 <인공지능과자연어처리> 수업을 들여다봤다.

학관 512호 융합전공 실습실에는 컴퓨터 실습을 위한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있다. 15명 안팎의 소규모 수업에서 교수 설명에 한껏 집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수업에서는 인공지능의 기계학습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기계학습이란 기계가 스스로 인간의 학습 구조와 유사하게 학습하는 방식이다. 인간은 스스로 특정한 방식이나 패턴에 의해 암기나 처리를 한다. 암기를 할 경우에는 특정 패턴을 외우는 것이 편하다. 예로 조선시대 왕 이름을 첫 자만 따서 ‘태-정-태-세-문-단-세-…’의 패턴으로 외우는 방법이 있다.

기계 역시 데이터 처리 시 데이터의 특정 패턴을 이해하고 처리한다. 기계가 삼각형, 사각형, 원 등 이미지를 이해할 때 도형의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다. 삼각형은 변이 세 개, 사각형은 네 개, 원은 변이 없다고 이해하며 특정한 패턴을 학습한다.

이어 기계학습에서 화두가 되는 이미지 학습도 다뤘다. 대량의 이미지에서 고양이만을 인식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특정 데이터가 고양이로 분류된 이미지들을 학습하고 이 과정에서 고양이의 특정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다. ‘줄무늬가 있다’, ‘네발 달린 동물이다’ 등 이미지에서 추출되는 특징적인 패턴을 추려낸다. 그 후 패턴을 통해 고양이는 무엇이고 고양이가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에 대한 모델을 만든다. 검증을 통해 현실 데이터에서 고양이를 구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만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기술을 직접 구현하는 것보다는 기술을 활용해서 무엇을 할지에 더 집중해야 해요.”

인공지능의 학습 알고리즘을 설명하면서도 김 교수는 기술 자체만 배우는 것을 경계했다. 기술이 산업 및 사회 전반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배우는 것이 수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기획, 판매 등 여러 다른 경영 과정을 통해 기술 자체도 사용자 요구에 맞게 진화할 수 있다.

수업의 최종 목표는 학생이 기술 자체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게 아닌 기술의 활용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기술이 어떻게 이용되며 하나의 기술이 어떻게 산업화 되는지를 배운다. 마지막으로 학생 스스로 기술을 활용한 특징적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도록 한다.

김 교수는 기술 활용에 대해 윤리적 측면의 고민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고민이 기술 자체의 진보를 이끌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삶도 기술에 영향을 받는다”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