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 휘트니스센터, 학문관 체력단련실 등에서 발달장애인 8명 근무중

ECC 휘트니스센터, 학생문화관(학문관) 체력단련실에서 중앙도서관, 사범대학 행정실까지. 이화인의 곁에서 묵묵하게 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본교에 고용된 발달장애인이다. 본교는 2009년 국내 대학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고용했고, 지금까지 16명을 고용했다. 본지는 19일, 발달장애인 고용 10주년을 맞아 3명의 발달장애인 직원의 업무 현장을 찾아가 봤다.

19일 오전11시 학생문화관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최정윤씨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19일 오전11시 학생문화관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최정윤씨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처음 여기 왔을 땐 뭘 해야 할지 헤맸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ECC 휘트니스센터에서 2017년 3월부터 일하고 있는 홍민주(25·여·서울)씨는 평일 오전8시면 출근한다. 수건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개고 있던 홍씨는 지치는 기색도 없이 내내 웃는 얼굴이었다. 수건은 네모나게 개어져 일부는 서랍장에, 나머지는 입구에 놓였다. ECC 휘트니스센터로 들어가며 받는 수건엔 홍씨의 손길이 묻어있다.

“제가 하는 일은 이렇게 수건을 개고, 락커룸을 밀대로 청소하고,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 등이에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는 쉬어요. 하루에 3시간 일하는데 금요일엔 2시간만 일해요.”

수건을 갠 홍씨는 여자락커룸으로 이동해 바닥을 밀대로 닦았다. 머리카락이 많은 락커룸 바닥은 밀대로 밀 때마다 머리카락이 가득 쓸렸다. 그는 “제가 좀 꼼꼼하게 닦는 편”이라며 웃었다.

시간이 지나면 락커룸에 있는 포대에 수건과 옷가지가 가득 찬다. 홍씨는 포대가 가득 차면 ECC 휘트니스센터 밖 계단 아래에 두고, 다시 새 포대로 갈아 끼운다.

매일 하는 일이 비슷해 보이지만, 요일마다 닦는 용품이 다르다. 월요일엔 회색 스텝 박스, 화요일엔 작은 짐볼, 수요일엔 큰 짐볼, 목요일엔 바깥에 있는 공, 금요일엔 에어스텝 운동기구를 닦는다. 파란 걸레를 들고 나선 홍씨는 “이 걸레와 소독제를 같이 가져와서 닦는다”며 “오늘은 작은 짐볼을 닦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홍씨는 지하철 12개 역을 거쳐 출퇴근한다. 곧 퇴근할 거라는 그는 이 일이 재밌다며 전혀 힘들지 않다고 웃음을 보였다.

학문관 체력단련실에서 오전9시부터 3시간 동안 일하는 최정윤(25·여·서울)씨는 본교에서 일한 지 벌써 6년이 됐다. 야무진 손으로 익숙하게 락커룸을 청소하던 그는 입구부터 안쪽, 그 옆 화장실까지 바쁘게 움직였다. “바닥을 닦고, 정리하는 일을 해요.” 청소하고 있으면 학생들이 먼저 인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최씨는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파란 걸레를 들고 바닥을 닦았다. 책상다리를 하고 바닥을 이동하던 그는 허리가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단호히 “아프지 않다”고 답했다.

출근하기 위해 매일 오전6시에 기상하는 최씨. 그럼에도 최씨는 이 일이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홍민주씨가 퇴근한 후, 오후3시부터 ECC 휘트니스센터에서 일하는 김형미(24·여·경기)씨는 홍씨와 비슷한 일을 한다.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그는 수건 개기에 여념이 없었다. 삼선슬리퍼를 신고 센터 이곳저곳을 활발히 돌아다니며 포대를 갈기도 했다.

“일하다가 회원을 마주치면 잠깐 인사하기도 해요. 다들 좋으신 분들이죠. 힘든 적도 별로 없어요. 조교님이나 팀장님, 사무실 선생님이 모두 친절하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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