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하경 동문, 로스쿨 합격 후 2018 엘르 스타일 어워즈 수상

엘르스타일어워즈2018 수상자 민하경씨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엘르스타일어워즈2018 수상자 민하경씨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가장 나답고 행복한 순간은 무대 위에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 도전했습니다.” 엘르 스타일 어워즈(Elle Style Awards) 2018 ‘메이크 미 어 스타(Make Me a Star)’의 유일한 일반인 수상자, 민하경(행정·18년졸)씨의 수상소감이다. 올해 법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해 법률가의 길로 막 발을 들여놓은 그는 왜 무대에 섰을까? 지난 겨울,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위치한 카페 페라에서 밝은 미소를 가진 그를 만났다.

그가 본인의 내재된 끼를 느낀 건 어릴 적부터였다. 모델 서바이벌 예능 ‘도전슈퍼모델코리아’를 보며 참가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를 알아봐주지 않았다. “이화에 올 만큼 공부를 잘하니까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신 것 같아요.” 아버지는 대기업 사원이었고, 어머니는 고등학교 교사였다. 민씨는 “정석대로 사신 분들이라 딸이 다른 길로 가는 걸 더욱 두려워하셨다”며 “현실성 없는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민씨는 2011년 본교 사회과학부에 입학해 행정학과를 택했다. 취직이 잘 될 것 같아 행정학과를 택했지만 모델의 꿈을 놓을 수 없었다. 진로를 조금 틀어 방송영상학과를 복수전공해 콘텐츠 제작 등을 배우며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그러나 막상 방송국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드라마 촬영 현장에 가보니 생각과 달랐다. “저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사람이었던 거예요. ‘나’라는 사람을 그제야 깨달았어요.” 그가 법률가의 길이 아닌 화려한 런웨이를 택한 이유다. “학부 졸업 후,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생각했어요. 모델이 된 제 모습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죠.”

그는 자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2014년 교환학생으로 영국에 있을 때는 런던의 모델 에이전시를 무작정 찾아가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키가 작다고 퇴짜 맞았어요. 키 175cm에 몸무게가 52kg인데 그 스펙으로는 모델의 기준에 못 미치더라고요. 에이전시에서 못해도 178cm는 돼야 한다고 말했어요. 정말 말라야 하기도 하지만요.”

거절을 당했지만 도전은 계속됐다. 영국에 있으면서도 서울에서 진행된 서바이벌 예능 ‘도전슈퍼모델코리아 가이즈 앤 걸즈’에 지원했다. 1차에 합격해 2차 오디션을 영상으로 찍어 보냈다. 덕분에 자신감도 붙었다. “귀국 직후에는 국내 유명 에이전시인 에스팀에서 1일 모델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그 당시 제가 23살이었는데 나이가 제일 많았어요. 저랑 딱 10살차이 나는 친구가 1등을 했어요. 모델계에서는 나이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걸 느꼈죠.”

그는 모델로 활동하기에 나이가 많다는 편견에 굴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다. 그 결과 ‘메이크 미 어 스타’ 1위를 거머쥐었다. ‘메이크 미 어 스타’는 롯데백화점과 <엘르>가 함께한 프로젝트로, ‘가장 나다운 나를 꿈꾸는 고객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컨셉으로 진행됐다. 행사 참여는 온라인 지원과 오프라인 캐스팅으로 이뤄졌다. 그 중 상위 10명을 선정해 사진 촬영 후, 일반인을 상대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평가는 온라인 투표점수 50%, 오프라인 심사점수 50%를 반영해 최종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위를 한 뒤 부모님의 지지도 얻게 됐다.

“제 인생이니까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씀드렸어요. 공부는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모델이라는 직업은 특정 시기가 지나면 조금 어려워지잖아요. 지금도 힘들지만요. 부모님이 가보지 않으셨던 길을 제가 걷겠다고 하니 걱정이 많으셨겠죠. 모델을 하려면 어떤 재능이 있어야 하는지 가늠을 못하셨던 것 같아요. 수상 이후로는 전문가의 선택을 받아서 그런지 많은 지지를 해주세요. 제게는 큰 변화예요. 저랑 가장 가까운 존재인 부모님이 반대하신다는 건 큰 부담이었거든요. 지지해주시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요.”

그의 향후 목표는 국내 무대가 아니다. 한 두 명만 해외로 보내는 국내 에이전시에 소속되지 않고 직접 해외 무대를 찾을 계획이다.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에게서 꿈틀거리는 열정이 보였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여보라고 한다. 그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걸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며 “직관을 지키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